일명 유느님이라 불리는 유재석은 ‘배려와 섬김’의 아이콘이다. 친분의 깊이에 상관없이 그를 만났던 사람들은 그와의 숨은 미담을 소개하며 그를 칭송한다. 법정스님은 우리는 남과 관련된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자신이 행복해지고 싶다면 먼저 남을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스님의 말이 아니더라도 관계지수와 감성지수가 강조되는 이 세태에서는 ‘공감 경청 배려 섬김’ 등의 이타적 화두는 지적재산 못지않은 소중한 역량임을 우리는 익히 안다. ‘된 사람’의 롤모델인 유재석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프로를 맡고 있어 다행이다. 유재석 브랜드 즉 잘 섬기는 마음은 부지불식간에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교육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중매체가 사람들의 인성변화에 끼치는 영향을 숙고해 볼 때 유재석 기여도는 계산을 넘어선다.

재작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성인남녀 2500여명을 개별면담하여 ‘한국인의 의식 가치관 조사’를 했었다. 이 조사 중 ‘우리사회가 더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 필요한 가치’를 묻는 항목에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것은 ‘배려’였다. 그 때나 지금이나 우리사회가 별반 달라지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정신적 성숙이 부족하다는 말로 이해된다. 배려는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타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헤아리는 능력이다. 따뜻한 인성에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세상이 강팍해지면 질수록 타인에게 쏟는 깊은 관심, ‘배려’는 삶의 에너자이저가 될 수 있다. 책 ‘배려의 기술’은 ‘배려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된 습관’이라고 말한다.

배려심은 타고난 성향일까? 최근 미 시카고대 신경과학과 연구팀은 3∼5세 아동들의 뇌전도검사를 통해 관용과 배려는 타고난 성격보다는 교육이 더 크게 좌우한다고 발표했다. 사회가 제시하는 문화나 가치를 개인이 자기 것으로 내면화하는 과정이 교육이다. 건강한 사회여야 건강한 시민이 양성될 수 있다. 즉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가 이타적이고 배려심이 있어야 그런 가치로 무장된 시민이 길러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커가면서 필요한 것 모두를 교육을 통해서 얻는다’는 루소의 말이 효과가 있으려면 사회변화도 보조를 맞춰야 한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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