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철재

경동대 교수

지난해 10월 통일전망대에 올랐다. 벌써 두 번째 동행이다.

국제사회 가난과 질병문제에 관심이 많은 아메리카 총재를 모시고 수 년 만에 다시 오른 것이다. 아침 햇살을 받아 해금강 능선을 따라 멀리 왼편으로 이어지는 기암괴석 금강산의 봉우리들이 육안으로 너무도 또렷이 보였다.

가보지 못하고 말로만 듣던 금강산이 그날따라 줌렌즈처럼 선명했다. 우리는 전망대에서 북쪽을 바라보며 기념촬영을 하고 북한 땅을 위해 손을 맞잡고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지척으로 보이는 빼어난 금강산 그 너머를 생각했다. 금강산의 가을 이름이 풍악산이다. 아름다운 단풍을 가리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그 산 아래에는 지금도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어린 생명과 주민들이 있다는 사실에 그 땅을 향한 기원이 간절할 수밖에 없었다. 각종 질병, 특히 결핵으로 숨져가는 불쌍한 어린이들을 기억했다. 멀리 보이는 일출봉, 월출봉, 채하봉, 육선봉, 집선봉의 비경까지도 마음에 애잔함으로 다가왔다.

돌아오는 길에 화진포에 들렀다. 화진포가 품고 있는 특별한 사연 때문이다. 지금은 ‘화진포 성’으로 부르지만 사람들은 흔히 ‘김일성 별장’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 곳이 우리나라 결핵퇴치사역과 연관이 깊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화진포 성은 원래 우리나라에 크리스마스 실(christmas seal)을 처음 도입한 선교사인 닥터 셔우드 홀 선교사의 거처였다.

필자는 2010년에도 서울대 총장과 문교부·보건사회부·환경처 장관을 거친 당시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권이혁 총재 일행과 화진포에 동행했었다. 결핵퇴치에 앞장서는 단체가 화진포 사연에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고성군청에 들러서 집행부로부터 브리핑도 받고 당시 고성군수와 만찬까지 하면서 못 다한 닥터 셔우드의 화진포 비전을 이야기했다. 가까운 금강산 콘도에서 1박을 하기도 했다.

그 일이 있은 이후에 누군가 오프더 레코드를 깨는 바람에 한동안 매스컴에 시끄러웠다.

그러고 보면 결핵퇴치와 셔우드 홀의 크리스마스 실은 시대를 초월한 섭리적인 과거와 현재의 연결이라 여겨진다.

현재 필자는 자유, 평화, 생명의 ‘코리아 비전 국제재단(이하 코리아 비전)’(KVIF:Korea Vision International Foundation)의 관리이사로 일하고 있다. 가난한 임산부,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산림녹화와 생태계보호 협력, 목축과 농업의 동반성장 전략적 협력, 거대 관광자원의 클러스터 구축협력, 공익공존을 위한 홍익구현, 바이오메디컬 한반도가 재단의 사업들이다.



2013년 5월 23일에 설립된 ‘코리아 비전’의 본부는 서울이 아닌 우리 강원도 속초에 있다. ‘코리아 비전’의 강원도 사랑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하겠다.

설립취지는 인류평화와 글로벌 NGO로서의 역할이다. 지구촌의 평화와 행복을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로 삼고 있다. 평화통일을 향한 선견적 시각을 가지고 치유와 회복의 궁극적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리아 비전’에는 많은 헌신적인 인사들이 동참하고 있다. 전 국무총리, 전 대법관, 전 장관 등을 역임한 저명인사들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자유와 평화와 생명을 위해 하나가 되었다.

우리 모두는 이 땅을 사는 동안 건강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의무와 권리와 자유가 있다. 그럼에도 인재와 천재는 지구촌 생명을 위협하고 그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그러한 이때 인류평화 공존공영을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