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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일

지용찬 2015년 01월 13일 화요일
   
▲ 지용찬

춘천기독교연합회장

일본 어떤 산골짜기에 살면서 야채농사를 지어서 도시에 내다 파는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습니다. 거의 하루를 꼬박 가야 도시 장터까지 도달 할 수 있었습니다.

야채 농사를 잘 지어서 장터에 내다 팔려고 저녁에 다 준비하고 일찍 잤습니다. 아들은 일찍 일어나서 설칩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하나하나 천천히 짐을 챙기고 준비를 합니다. 화가 난 아들은 “아버지 빨리빨리 준비해 가야지요. 그러니까 우리가 돈도 벌지 못하고 이렇게 밥만 먹고 사는 게 아닙니까”하면서 불평했습니다. 한참 가다가 중간쯤 되어서 아버지가 갑자기 아들을 보고 “얘야, 우리가 큰집에 들른 지가 오래 된 것 같구나. 내가 형님을 좀 뵙고 인사드리고 가야겠다” 고 하십니다.

아들은 “아버지, 지금 열심히 가도 내일 새벽에 장터에 도착 못합니다. 그런데 큰집까지 들르면 어떻게 합니까.” 그래도 아버지는 “돈 버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 집안 식구들과 친척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또 지나가는 길이니 들르는 것이 예의다” 라고 하십니다.

아들은 불평하면서도 아버지를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큰집에 들러서 인사도 하고 차도 마시다가 늦어진 시간에 다시 출발했습니다.

계속 가다가 저녁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수렁에 빠진 소를 꺼내기 위해서 애쓰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들은 그냥 가자고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수렁에 빠진 소를 건져내는 일에 달려들어서 시간을 소모했습니다. 어둡고 캄캄한 밤이었습니다. 아들은 불평하면서 이제는 아버지하고는 두 번 다시 장터에 안 올 것이라고 합니다.

새벽 일찍 도착해야 다른 장사꾼들이 도착하기 전에 좋은 값으로 야채를 팔 수가 있는데 그 시간을 놓쳤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잠시 숙박을 취한 뒤 포기한 상태로 출발합니다. 새벽에 도착해야 하는데 새벽은 지나고 점심도 지나고 오후 늦게 저 멀리 도시가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도시 쪽에 천둥과 번개가 요란하기 시작합니다. 보통 천둥과 번개가 아니었습니다. 아들은 불평합니다. 오늘 새벽에 도착했더라면 야채를 다 팔았을 텐데 이제 아버지 야채 팔기는 다 틀렸습니다.

해가 넘어가는 그 시각에 그 도시가 한 눈에 들어오는 높은 언덕 위에 올라왔을 때 아버지와 아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 도시는 잿더미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그 도시가 바로 일본의 히로시마였습니다. 이들 부자는 빨리만 갔더라면 그 도시에서 잿더미가 되었을 것입니다.

더 빨리만 가면 됩니까. 더 많이 벌면 됩니까. 더 편해지면 됩니까. 2015년 이웃과 함께 그리고 바르게 걷기를 소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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