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교육과정 19수 7차교육과정 8수…'급감'

 초등학교 교과서에 민족문학장르인 시조 수록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교육계와 문학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李興雨 춘천 우석초교장은 1930년대 조선어독본 시기부터 2000년 7차 교육과정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이르기까지 시조 수록실태를 조사한 '초등학교 교과서의 시조수록 실태고찰'논문을 발표, 단절된 시조교육의 응급복구를 위한 견해를 교육인적자원부를 비롯 도내 교육계에 촉구하고 나섰다.
 이 논문에서 李씨는 민족말살정책을 폈던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에도 전통시가인 시조가 조선어독본을 비롯 해방이전의 교수요목기에도 36수가 수록됐으며, 해방이후 1차(1956~63년)교육과정부터 6차교육(1997~2000년)까지 최소 15수이상 수록된 반면 최근 7차교육과정에서는 시조 독립단원은 한 단원도 설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1학년 2학기 현대시조 1수, 5학년 1학기 국어읽기에서 '하여가'와 '단심가'의 고시조 2수와 현대시조 2수(5학년 2학기), 고시조 2수와 현대시조 1수(6학년 2학기) 등 8수만이 수록돼 홀대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것.
 특히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며 성장한 현대시와는 수록양에서도 현격한 차이가 발생, 현대시는 제6차 교육과정에서 121수가 수록됐지만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158수로 늘어난 반면 시조는 6차교육과정 19수에서 7차교육과정에는 절반수준인 8수로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또 제5, 6차 교육과정에서 수록되던 사설시조는 삭제됐고, 읽기 교과서에만 시조가 수록됐을 뿐 말하기 듣기 쓰기에는 단 1수의 시조도 수록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 논문에서 주목받는 것은 일본 돗토리현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李씨가 일본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일본은 우리의 정형시와 유사한 형태로 5음과 7음으로 구성된 일본시조 '단가'와 '하이쿠가'의 경우 단가 7수, 하이쿠가 6수 등 총 13수를 수록했다. 지역교육청, 현 교육위원회 단위로 단가와 하이쿠 쓰기 대회를 여는 등 일본 전통시가 짓기를 중요한 교육으로 부각시키며 어린이부터 일반인들까지 외우기, 쓰기를 통해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있다는 것.
 李씨의 이런 지적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4일의 답변 서한에서 '7차교육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제언과 예시를 했음에도 불구, 우리문학의 고유 장르의 하나로 민족정신을 대변한다는 관점에서는 시조수록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특정장르와 관련된 많은 제재를 이용할 수 없는 점을 양해해달라'는 형식적인 답변에 그쳤다.
 이에 대해 李씨는 "고유문학을 무시한 교과서의 편성은 시조교육의 후퇴 정도를 넘어서 민족시 교육의 단절이라고 할 정도의 참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며 "초등학교에서의 시조교육의 단절은 결국 민족시의 뿌리를 흔들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어 수정교육과정을 편성해서라도 학년별로 두세 수의 시조를 수록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崔福炯 시조시인협회 도지회장은 "우리의 시조는 우리의 문화의 일부로서 이 시대를 사는 세대가 계승해주지 않으면 후손들과 조상들의 문화는 단절될 수밖에 없다" 며 "우리 겨레의 시조를 어린이들의 언어문화속에서 계승 발전시켜 언어생활을 가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朴賢哲 lawtopia@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