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유출됐는지 그걸 어떻게 찾아. 대책없어."
"또 기름이 유출될 수도 있잖아요."
 "대책이 없는 걸 어떻게 해. 오늘 신문에 나온대로 대책없어."
 원주를 가로 지르는 원주천 1.5㎞ 구간이 이달 초부터 세차례에 걸쳐 기름으로 뒤덮였다. 지금도 제거가 덜 된 기름띠는 하천의 생태계를 조금씩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본보를 통해 알려진 21일 원주시 수질환경담당 공무원들은 마치 '무대책이 대책'이라는 상식 밖의 발언을 쏟아냈다.
 원주시는 매번 주민의 기름유출 신고를 받고서야 기름방제막 등을 설치하는 방제작업에 나섰을 뿐 근본적으로 기름이 유출된 경로를 찾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마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에 치중하는 환경정책의 모순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이다.
 물론 지하 하수로의 구조상 발원지를 찾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행정기관은 물론 원주시민이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다.
 지난 해 미군부대 캠프롱의 기름유출 당시를 다시 한번 떠올려보자. 원주시는 주민들의 보상을 요구한다며 시민과 더불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하물며 '서울의 한강'과도 비교되는 원주천이 연일 기름띠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까지 조사한 방법과 사용된 기기라고는 육안식별과 무전기라고 하니 말문이 막힐 실정이다.
 원주시가 원주천을 지킬 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영서본부 朴蒼顯 chpark@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