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일

강릉원주대 명예교수

감사는 좌절 속에서 밝은 면을 바라보는 것이며 풍요로움을 상상하는 일이다. 삶 속에서 누군가에게 고마워하는 것이며 받은 축복을 헤아려보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받은 선물이나 혜택에 고마워하는 것만을 감사와 연결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현재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좋은 것들을 기억하며 감사를 느낄 수 있다. 감사를 표현하면 삶에 대해 더 낙관적으로 느끼며 만족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감사하는 마음이 만족과 행복을 가져오는 이유는 여러 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감사하게 생각하면 삶의 긍정적인 경험들을 더욱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실패와 실망, 자존심 손상에 집착하며 타인이 우리를 위해 얼마나 도움을 주었는지 깨닫지 못한다. 현재 상황에서 최대한의 만족과 즐거움을 끌어내며 자신의 가치와 자존감을 강화시킬 수 있다. 역경에 처해도 형편이 더 나쁘지 않아서 다행으로 여길 수 있다.

삶의 환경에 감사하는 능력은 스트레스나 정신적 외상에 대처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상실감을 느끼거나 만성 질병을 앓는 등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는 동안에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어렵긴 하지만 우리가 적응하고 앞으로 나아가며 새롭게 시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시한부 생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매 순간이 고맙게 여겨질 것이다. 그리고 감사의 표현은 도덕적인 행동을 촉진한다. 어떤 특별한 행동에 감사를 느꼈던 사람들은 자신을 도와준 사람뿐만 아니라 낯선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가능성이 더 크다. 다른 사람의 친절하고 따뜻한 행동을 더 잘 의식하게 되기 때문에 보답을 해야겠다고 느낄 수도 있다.

감사는 사회적인 유대를 쌓고 기존 관계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정인에게 감사하는 사람은 그러한 감정을 직접 표현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과 더 가깝고 깊이 있는 관계를 체험한다.

감사를 표현하면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억제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자신이 가진 것에 진정으로 감사하게 되면 이웃이 가진 것에 관심을 가지거나 부러워하게 될 가능성이 감소한다. 게다가 감사는 부정적인 감정과 공존하기 어렵기 때문에 분노, 비통, 탐욕과 같은 감정을 억제하거나 감소한다. 실제로 감사한 느낌과 원한이나 분노를 동시에 느끼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감사는 긍정적인 여건에 대한 적응을 저지하는데 도움이 되어 행복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든다. 새로운 사건이 불쾌한 것일 때 적응은 도움이 되지만 긍정적인 사건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다. 연인, 질병의 치유, 새 차와 같이 삶에서 무엇인가 좋은 것을 얻었을 때는 행복감이 들어도 곧 적응이 되어 그 느낌이 가라앉아버린다. 모든 긍정적인 것에 대한 적응이야말로 본질적으로 행복의 적이며, 그러한 적응의 효과를 저지하려는 것이 더 행복해지려는 노력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감사가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준다. 감사는 우리가 자신의 삶에 주어진 좋은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게 함으로써 긍정적 여건에 대한 적응의 효력을 상쇄시켜줄 수 있다. 그러므로 감사하는 태도를 기르면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자신의 여건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사실 지금보다 얼마나 더 나쁠 수도 있었는지 깨달음으로써 감사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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