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을 통해 두 사람이 나왔다. 하나는 숯검정이 묻어 얼굴이 검었고 하나는 잘 빠져나와 묻은 것이 별로 없었다. 누가 먼저 얼굴을 씻으러 갔을까 살펴보니 아무 것도 묻지 않은 사람이었다. 얼굴이 깨끗한 사람은 숯검정이 묻은 사람을 보고 자신의 얼굴도 저렇게 검을 것이라 짐작해 씻으러 갔고, 얼굴이 지저분한 사람은 상대방의 얼굴이 깨끗하니 자신의 얼굴도 저럴 것이라 생각하여 전혀 씻을 생각을 안했다는 것이다.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로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과 생각을 타인의 반응에 비추어 깨닫는다는 것을 말한다. 결국 인간은 타인의 평가에 기초해서 자의식을 변화 발전시켜 나가는 사회적 존재인 것이다. 통치자에게 무엇보다 민심이 중요한 이유이다.

한국갤럽이 2015년 2월 첫주 전국 성인 천여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지지율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단지 29%만이 긍정평가를 했다한다.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인 이 지지율을 보면서 대통령의 마음은 어떨까? 편치 않음은 물론 걱정도 있을 것이고 대통령의 진심을 몰라주는 국민들이 섭섭할 수도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작금의 지지율은 위기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이다. 흔히 위기가 기회라고 말하지만 위기까지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은 수습할 일도 만만치 않아 보통의 노력으로는 극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말에 희망을 거는 이유는 위기는 간절한 마음과 이어지면서 해결에 대한 강한 동기를 부여하고 실천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근데 위기가 기회라는 말의 대전제는 위기 극복을 재정비하고자하는 의지의 진정성에 있다. 병이 있는데도 의사의 처방받기를 꺼린다는, 즉 과실이 있는데도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다는 호질기의(護疾忌醫) 자세로는 위기는 더 큰 위기를 만들 뿐이다.

잘못을 하지 않는 정권은 없다. 따라서 민심과 함께가는 정권과 그렇지 못한 정권의 변별기준 중 하나는 잘못이 있느냐 없느냐 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시인하고 잘못된 정책을 수정하는 여부에 있을 것이다. 진솔한 공감과 소통을 마다않는 당당한 자신감을 국민들은 응원한다.국민의 시각인 민심은 대통령 자신에게 오롯이 달려 있다는 생각이 지지율을 올릴 수 있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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