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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포 속으로 자꾸만 기어들어가는 요즘 강원도 대표 작가 이순원씨(45)가 따뜻한 그리움으로 이끄는 장편소설을, 저널리스트 황원갑씨(57)가 민족사를 빛낸 여걸 열전을 담은 책을 냈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이순원씨의 신작 '강릉 가는 옛 길'(다림 刊)은 지금 어린이들보다 30여년 쯤 먼저 이 세상을 살았던 강릉의 산골마을 소년이 겪은 이야기이다. 미국에서 보내 온 구호양곡으로 옥수수죽을 먹고 자란 한 소년은 이제 또 한 소년의 아버지가 돼 가난의 그 시절을 돌아본다. 이면에는 선생과 제자의 관계와 그런 관계에서 비롯된 학생간의 갈등 등 '학교'를 둘러싼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순원씨 특유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실감나는 강원도 영동지역의 토속적인 입말을 탄탄한 문장력과 서성적인 문체로 묘사하며 가난한 한 작은 아이가 살펴보고 또 겪어가는 세상이야기를 그렸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문제와 선생과 제자라는 인간 관계의 고민을 놓지 않으면서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보편적 심리와 따뜻한 인간에 대한 그리움의 추억을 들려준다.
 부드러운 목탄과 콘테, 갈색의 수채화톤으로 서정적인 정취를 고스란히 녹여 낸 그림(화가 한수임씨)은 어려웠지만 희망이 있던 시절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이순원씨는 강릉 태생으로 1988년 '문학사상'으로 데뷔해 장편'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미혼에게 바친다' '수색, 그 물빛 무늬' '그대 정동진에 가면'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과 현대문학상을 수상.
 평창 출신 저널리스트 황원갑씨의 '한국사를 바꾼 여인들'은 한민족의 국조모인 웅녀부터 왕조사의 마지막 여걸인 명성황후에 이르기까지 국모와 여걸, 가인과 재인 22명의 고난에 찬 삶과 장엄한 일대기를 엮은 책.
 여신으로 신격화된 고구려 국모 유화부인, 추모성왕을 도와 고구려를 건국하고 뒷날 비류와 온조 두 아들을 데리고 남하해 백제를 건국한 고대사 최초의 여걸 소서노, 목종의 모후로서 섭정하며 고려의 자주성을 지킨 천추태후, 기생에 대한 인식을 바꾼 황진이, 불행했던 운명을 아름다운 시가로 승화시킨 허난설헌 등 남성 중심으로 이어져온 역사 속에서도 남성보다 탁월하게 민족사를 빛낸 걸출한 여성의 일생을 재조명하고 있다.
 황원갑씨는 춘천고, 서라벌예술대학을 나와 한국일보 등에서 기자로 활동했으며 한국풍류사연구회장을 맡고있다. '고승과 명찰' '인물로 읽는 한국 풍류사'등을 냈다.
   朴美賢 mihyunp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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