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홍식

강릉원주대 교수

1988년 3월 과거의 주문진수산고등학교가 폐지되고 수산분야의 전문적 연구 기관으로서 고등 교육기관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도립대학이 설치되었다. 그동안 공무원 출신이 학장을 맡기도 하고 때로는 외부 대학교수가 기관장으로 오기도 했으며, 도립대학내의 자체 선출에 의해 임명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2년의 임기동안 자리나 보전하다 물러난 결과 대학은 제 모습을 찾지못하고 퇴보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외부 환경적 요인도 작용하였지만 역대 총장의 무사안일한 관리능력 탓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등록금의 상당부분을 도비로 지원하고 있지만 이 또한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제는 존립자체를 Zero 수준에서 고민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음이 현실이다. 당위론이나 발전론 시각에서 존립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엔 대학의 미래가 담보되지 않고 있다. 19개 초등학교에 신입생이 없다는 현실, 5년내에 대입정원이 고교 졸업생보다 많다는 사실 등의 현실을 비관적으로 볼 때에 정직한 대안이 찾아질 수 있다.

지원자가 감소되는 도립대학을 폐지하여 도민의 혈세를 다른 부문에 투자하거나 근본적으로 혁명을 하여 새로운 차원의 대학으로 탈바꿈시켜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있다. 여기에 도립대학 총장으로서 적절치 않은 인사를 배격하면서 도립대학을 혁신시킬 인사를 찾을 수 있는 탐색적 방법을 모색해 본다.

첫째, 중앙정부 장·차관직을 수행한 자의 영입이 적절한가? 얼굴마담으로는 보기 좋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지역대학이 처해 있는 정확한 상황을 이해 못하는 큰 약점을 갖고 있다. 발전 방향은 현실을 수용하면서 동시에 현실을 뛰어넘는 정확한 직시에서만이 실천적 방안이 강구되는 것이다. 그동안의 사례에서도 감지되듯이 대접이나 받으려는 속성이 행동 곳곳에서 드러나곤 한다. 무엇보다 퇴임한 자의 사후 자리나 보전해주는 정피아, 관피아의 비난 화살을 면할 수 없다. 강원도가 퇴물들의 노후 생활비나 보장해 주는 들러리 기관일 수는 없다.

둘째, 행정공무원의 낙하산 인사는 적절한가? 정치는 정치인이, 행정은 공무원이, 예술은 예술가가 더 전문가라 할 것이다. 국민의 여론과 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이들이 정치가라면 그래서 정치가 필요한 것이리라. 반면 행정 공무원의 장점을 거론할 경우 일사불란한 사무처리와, 자신이 속해 있는 부처의 예산 확보라는 2가지 점일 것이다. 시민에의 서비스라는 목적이나 신념보다는 법규 우선의 학습이 내면화 되어 있다. 교육과 훈련, 오랜 공직생활로 인해 오히려 창의성이 말살되어간다. 그리하여 동정심이나 열정은 공직생활기간과 반비례하며, 식어가는 영혼없는 관료직이 되어간다. 작금의 도립대학 상황은 의식과, 소신, 신념과 창의성, 정직 등 원초적 가치를 지닌 인사가 필요한 절박한 시기이다.



셋째, 역사성 그리고 현실적 상황, 혁명을 위한 인사를 위해 도립대학 총장은 공모해야 한다. 역대 총·학장의 낙하산적 임명 방식으로는 도민으로부터 외면받는 도립대학을 변혁시킬 수 없다. 대한의 역사 중 가장 현명한 리더로 칭송받는 국강상 광개토경 평안호태왕(광개토태왕)은 숨어있는 인재를 등용키 위해 무술대회, 경연대회를 적극 활용하였다. 공개모집 방법은 오늘날의 민주주의 원리에도 적합한 절차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저물어 가는 도립대학을 혁신할 수 있다. 포장이 좋은 중앙정부의 장·차관에게 도민의 혈세를 낭비하거나 무미 건조한 행정공무원에게 맡기기엔 도립대학의 현 상황이 백척간두이다.

널리 재능있는 인사를 발굴하여 도정을 함께 이끌어야 한다. 분야별 거버넌스가 요구된다.

이에 가장 걸맞은 방법이 총장의 공개 모집이다. 도립대학 총장을 공모하라. 더불어 공정한 평가위원회가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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