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관석

강원병무청장

100-1=0이라는 말이 있다. 100-1=99가 당연한 수학적인 계산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하나가 전부일 수 있다는 것으로 사소한 흠이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뜻이다. 골목에 새 승용차 두 대의 보닛을 열어 놓고 그 중 한대만 한 쪽 유리창을 조금 깬 상태로 방치하였을 때 시간이 지날수록 깨진 유리창의 승용차에만 낙서, 쓰레기 투척, 부품 절도 등으로 폐차를 해야 할 정도로 훼손되었다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통해서도 매우 사소한 하나가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공직사회에 있어서는 그 하나가 청렴이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선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청렴은 목민관(牧民官)의 본무(本務)요, 모든 선(善)의 근원이요, 덕의 바탕이니 청렴하지 않고서는 능히 목민관이 될 수 없다”라는 훌륭한 말씀을 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공직자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 명언이 아닌가 싶다. 청렴의 사전적 뜻을 찾아보면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으로 어찌 보면 반부패(反腐敗)와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돌이켜보면 1990년대까지만 해도 심심찮게 병무청 직원이 연루된 병역비리 사건이 발생해 자식을 군대에 보내야 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처럼 부끄러운 과거는 전 병무청 직원에게 청렴병무청으로 거듭나는 것만이 ‘국민이 행복한 신 병역 문화 창조’와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는 소중한 깨달음을 주었다. 이를 계기로 병무청에서는 2000년도 이후 청렴병무청을 기치로 걸고 병무행정전시관 ‘아픈 역사 마주하기’ 기획전시관 운영, 반부패 청렴시책 우수사례 경진대회, 청렴 자가진단, 청렴마일리지 제도 운영, 청렴병무인 선발 포상, 청렴에세이 공모전 등을 통해 모든 병무 직원의 몸에 청렴이 내재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오고 있다.

이와 같은 2000여 병무직원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국민권익위원회 주관으로 실시한 2014년도 공공기관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다. 25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반부패 인프라 구축, 정책 투명성·신뢰성 제고, 부패유발요인 제거·개선, 공직사회 청렴의식·문화 개선 등 7개 부문 40개 지표를 평가한 것으로 병무청은 중앙행정기관 청(廳)그룹에서 최상위(1위)평가를 받았으며 더군다나 2012년부터 3년 연속 최우수 기관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병무청이 3년 연속 최우수 청렴기관으로 선정된 사실은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튼튼한 토대가 마련되었다는 반가운 징조가 아닐 수 없다. 강원병무청장에 부임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청렴병무청이 거저 얻은 것이 아니라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전 직원 모두의 투철한 청렴 의식 속에 이룬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청렴이란 100-1=99라는 수학공식이 통하지 않는다. 단, 100+1이 되었을때에는 101이 아닌 200이 될 수도, 1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되새기며 남은 임기 동안 더 발전된 청렴병무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온 힘을 다 쏟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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