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완규

농협중앙회 강원지역본부장

맑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봄햇살이 점점 따뜻해지며 예년보다 보름 일찍 핀다는 봄꽃 소식은 모두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축산업과 축산농가들의 마음은 계속 무겁기만 하다. 미증유의 국가적 대재앙을 초래하였던 2010~2011년 구제역 사태에 이어 다시금 구제역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충북 진천군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6개 시·도, 28개 시·군의 143개 농장으로 확산되며 13만 2367두의 가축이 살처분됐다. 살처분 규모로는 2010~2011년, 2002년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많은 규모다.

청정지역인 강원도도 올해 2월 철원, 춘천, 원주 4농가에 이어 지난 12일 철원에서 다시 발생하며 현재까지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 1만 3000두 이상이 축산 농가의 눈물과 함께 매몰됐다. 신문에는 연일 구제역 발생과 살처분 보도가 넘쳐나 너무나 익숙한 질병이 되어 버린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정기적인 백신접종과 철저한 소독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이 종식되지 않은 채 100여 일이 경과돼 축산농가는 물론이고 도축장, 육가공장, 사료업계 등 연관산업과 방역업무에 동원되는 인력과 예산을 합하면 그 피해는 너무나 크다.

현재 구제역 근절을 위한 최선의 방안은 올바른 백신접종과 철저한 소독 이외의 대안은 없을 것이다.

방역당국의 백신 효능성 강화와 도축장 및 축산관련 차량 관리 강화 등 방역강화 방안이 시달됐고 그동안의 문제점을 보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어 구제역 퇴치를 위해서는 이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만이 조기근절을 위한 해결방안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축산농가는 매일 농장 내외부의 철저한 소독과 백신접종 매뉴얼에 따른 백신접종을 이행하고 모든 축산사업장은 구제역 전파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는 축산관련 차량 및 출입자에 대해 철저한 소독과 효율적인 관리에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축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종사자는 이번 구제역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방역의식을 무장해 구제역 근절에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구제역 토착화는 선진국을 표방하는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구제역의 만연은 국가적 큰 재앙을 초래할 것이다. 축산농가의 고통뿐만 아니라 외식산업, 유통산업, 관광산업, 환경오염 등 국민 모두가 고통을 받는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 한 번 절실하게 인식해야 한다. 금번의 해결 과정에서 구제역 근절이라는 영구적인 방역대책이 수립되기를 바라며 지속 가능한 축산업 발전 및 청정국 유지를 위한 초석이 되기를 염원한다.

강원농협은 구제역 예방을 위해 전업농가에 대한 백신공급, 축산관련 종사자 교육, 공동방제단을 통한 소규모 및 취약농가 소독지원 등의 활동을 차질없이 수행하고 청정 강원축산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피땀 흘려 키운 가족 같은 돼지를 땅에 묻으며 구제역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절망하며 한숨짓는 축산농가와 차단방역에 낮과 밤을 잊은 채 고생하는 공무원, 경찰, 군인, 농축협 직원 등 모두의 입가에 봄 햇살과 같은 따뜻한 미소가 돌아오기 바란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