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수

강원테크노파크 원장

해양심층수란 태양광이 거의 미치지 않는 깊이가 200m 이상의 바닷물을 의미한다. 2℃ 이하의 차가운 온도와 깊은 수심 덕분에 미생물과 세균 번식이 어렵고, 유기물이나 오염물질의 유입이 없어 청정성이 뛰어나다. 또한 해양심층수는 식수 개발, 의약품 및 미용품 개발, 헬스케어산업, 친환경에너지 개발 등 산업별 적용분야가 다양하고, 신산업 창출이 가능해 산업발전 잠재력이 매우 높은 청정 자원이기도 하다.

일본은 1970년대 중반부터 해양심층수에 대한 연구와 상용화를 시작으로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여 3조 6000억 원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해 왔다. 우리나라는 2005년부터 민간 주도의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투입되고, 식품 이용 범위가 제한되는 등 종합적인 지원 정책 부족으로 연 매출규모 100억 원 내외의 미미한 성장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현실 여건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강원도와 강원테크노파크, 강원발전연구원은 전문가팀을 구성하여 고성을 중심으로 동해안권에 강원해양심층수 융복합 산업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해양심층수 관련 제조·유통 시설을 집적시키고, 연구 및 교육기관, 지원기관이 연계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해양심층수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해양심층수산업은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농·수산업(1차), 첨단·제조산업(2차), 관광·서비스산업(3차)을 특화시키고, 각각의 산업을 융복합하는 신산업으로 개발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아직 해결해야 할 난관도 있다. 2002년부터 개발을 추진해왔지만 강원도 주력산업에 비해 산업기반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해양심층수 개발을 막는 각종 규제가 사업 다각화에 걸림돌로 남아 있다. 앞으로 강원테크노파크는 가칭 해양심층수사업단을 신설해 중앙정부와 유기적인 공조체제를 갖추고, 해양심층수산업에 대한 기술개발과 기업지원을 통해 해당 기업이 실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바이오, 의료기기, 신소재 및 플라즈마와 같은 지역산업과 연계하여 융복합 시스템을 도출하고, 지역기관 및 전문가를 활용한 네트워킹을 구축하여 인력 양성, 기술 개발, 사업추진에 집중할 것이다. 이러한 여건을 활용하여 해양심층수 개발의 한계를 극복하고 강원도의 신성장동력으로 등장시켜야 할 것이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해양심층수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식품 이용 범위의 확대, 산업클러스터 및 특구 조성, 판로개척 지원과 같은 활성화 방안을 제시한바 있다. 실제로 해양심층수의 식품이용 범위를 모든 식품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해양심층수 처리수 기준 및 규격을 행정예고 하는 등 중앙정부에서도 협조적인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정책에 발맞추어 강원도가 가지고 있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제조업과 관광업을 융복합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속적인 관심과 전폭적인 지원으로 지역 경제를 선도하는 미래성장 산업분야로 자리 잡도록 산학연관은 물론 도민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훈풍에 제대로 발맞춘다면 또 하나의 독보적인 성장 동력으로서 해양심층수가 힘찬 모멘텀으로 강원도에 보답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