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지인이 딸네 애기 말하자면 외손들을 봐주고 있는데 딸들이 와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건네는 말이라며 전한다. 애를 맡기는 자기가 엄마한테 돈을 드릴 것이 아니라 애를 봐주면서 엔돌핀이 생겨 늙지 않으니 오히려 엄마가 자기한테 보상을해야 마땅하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한결같이 자기 편에서 생각하는 자식들의 어거지는 나이가 들어도 변함이 없다. 그래도 이런 귀여운 어거지는 웃고 넘기면 그 뿐이다. 나쁜 의도가 없기 때문이다.

근데 악의적인 어거지는 도를 넘으면 싸가지 없음이 되고 ‘갑질’이 된다, 약자한테 강하게 군림하려는 사람,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부정한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 수단방법 안가리고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람등등 얼핏 떠올려도 혐오스런 갑질 작태는 수 없이 많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이런 속성을 보이기 쉬운 직업군 중 하나에 정치인을 언급해본다. 책 ‘정의란 무엇인가’도 ‘오늘날 우리는 대개 정치를 좋은 삶에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 아니라 필요악이라고 여긴다. 정치라고 하면 타협 가식 특별한 이해관계 부패를 떠올린다’라고 말한다.

칭송받는 정치인이 되고 싶으면 국민의 ‘이성과 상식’을 자신들의 행동 잣대로 삼아야한다. 상식의 정치란 국민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정치로 국민이 이성적으로 타당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정치를 말한다. 중국 유향이 지은 설원(說苑)은 좋은 정치가가 되려면 성신(聖臣), 양신(良臣), 충신(忠臣), 지신(智臣), 정신(貞臣), 직신(直臣)이어야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양신이란 인격적으로 훌륭한 신뢰로운 신하를 일컫는 말로 공직자와 정치인의 도덕적 기반이 높아야함을 강조한다.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로비 리스트가 시끄럽다. 관련된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부인으로 일관하다 증거들이 나오면 진실하지 못한 민낯을 드러낸다. 처음부터 거짓말로 시작했다 그 거짓말을 유지하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생각해내야했던 그들인데도 각자는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도 넘는 악의적 어거지이다. 뻔한 거짓말로 불신을 자초한 이완구총리는 어제 사의를 표명했다. ‘도의에서 벗어나는 것을 언제나 두려워하라’는 공자님의 말씀, 정치인들에게도 금과옥조이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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