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병철

산림항공본부장

5월로 접어들면서 산에는 싱싱한 녹음이 우거지기 시작했다. 산의 색깔은 연중 아름답지만 새순이 돋아나는 요즘이 가장 아름답다. 새로 돋아나는 나뭇잎은 꽃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약동하는 생명의 기운을 전달해준다.

효율을 중시하는 사회와 빈틈없이 돌아가는 우리의 삶속에서 ‘스트레스’라는 말을 자주 듣게 만든다. 스트레스는 숲에서 생활하여 왔던 인간이 도시를 만들어 생활하면서부터 생겨났을 것이며 현재 도시생활이 부적합하기에 더 크게 나타나는 갈등이라고 한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설이나 추석에 고향을 찾듯 우리는 산과 숲으로 향한다. 그런 의미에서 숲은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 아닐까 싶다.

우리 국민은 얼마나 자주 산을 찾고 있을까? 최근 산림청에 따르면 연 1회 이상 산을 찾는 이들은 전 국민의 77%에 달한다고 한다.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숲은 단순한 휴양공간에서 벗어나 건강 유지와 예방 의학적 치유공간으로서의 역할까지 더해져 숲을 찾는 이들이 계속 많아지고 있다.

숲을 찾는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숲속에서의 안전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산악사고 구조 인원 횟수도 2012년에 7600건에서 2013년도에 9400건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산악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조난이나 사고는 응급대처가 어려워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으며 더러는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한 산행이 자신은 물론 가족들에게까지 상처와 불행으로 이어진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는가!.

전투임무를 수행하는 군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헬기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산림항공본부에서는 산악사고에 대비해 등산객이 많은 주말과 휴일에 긴급출동 할 수 있는 산림항공구조대를 항시 운용하고 있다. 전국에 5개 권역별로 응급구조장비를 갖춘 대형헬기와 응급구조사를 상시 유지하고 있어 산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산악인명 구조에 나설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산악 인명구조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산악사고를 예방하는 것이다. 특히, 산을 찾는 개개인의 안전 의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산행 전에 자신의 체력에 맞는 등산계획을 세워야 한다. 산의 정보와 그날의 기상체크는 필수다. 산에서 미끄러움을 방지할 수 있는 신발, 산행 중 조난을 대비한 간단한 비상식량과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가벼운 의류, 헤드랜턴, 호각과 같은 비상용품도 갖추어야 한다. 산행 시작 전에 가볍게 몸 풀기 운동을 하여 근육이 뭉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푸르름이 눈부신 5월, 일상에서의 과감한 탈출은 아니더라도 가까운 숲을 찾아 잠시나마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숲속을 느린 걸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걷다보면 한층 더 여유로워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마음의 고향인 숲속에 들어가 소박한 삶의 즐거움과 여유를 느껴보자. 우리 숲이 주는 향기와 기운을 흠뻑 마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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