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가수 이문세 씨가 13년 만에 새 노래를 발표했군요.

“라일락꽃 거리마다 가득 코끝이 아려와 햇살 같은 연인들의 미소, 눈부신 날이야…” <봄바람>의 한 구절입니다.

13년 만에 신곡이라니요. 얼마나 망설였을까요. 조금은 두렵고 설레고 그랬겠지요. 하지만, 새로운 도전만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법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이 있는 오월의 꽃으로 카네이션을 떠올릴 것 같은데, 저는 서슴없이 라일락을 꼽겠습니다. 스승의 길을 꿈꾸던 예비교사 시절, 봄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이웃집 담 너머에서 풍겨오던 라일락 꽃향기가 지금도 어제처럼 진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말로는 수수꽃다리라고 하는 라일락의 꽃말은 ‘젊은 날의 추억’입니다. 그러니 저의 이런 생각이 혼자만의 착각은 아니지 싶습니다.

존경하는 선생님, 서른네번째 스승의 날입니다. 크고 넓고 높은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인생 최고의 행복은 스스로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생길 때라고 하지요. 스승의 날인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고, 지금이 바로 그러한 때입니다. 오월 거리를 걷다가 어디선가 풍겨오는 라일락 꽃향기를 맡으면, 강원의 모든 학생과 학부모, 저를 비롯한 강원교육 구성원 모두가 선생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드리는 것으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스승의 날은 세종 임금의 탄생일을 양력으로 환산해서 정했지요. 어린이를 ‘어엿비’여기는 ‘훈민’을 위해 한글을 만들거나, ‘평범한 사람들이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기 위해 비범한 결심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꿈꾸던 세종의 위대한 도전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참 스승의 길’이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지난 5월 4일, 우리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의미 있는 행사가 국회에서 있었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이 중심이 되어 전국의 시·도교육감과 함께 ‘어린이 놀이헌장’을 제정하고 선포했습니다. ‘어린이에게는 놀 권리가 있다’는 선언을 17곳 시·도교육감 모두가 동의했다는 것은 우리 교육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라 믿고 있습니다. 아울러, 학교현장에서 지켜야 할 공동정책 10가지를 약속했습니다. 이는, 학교와 교사에 대한 우리 아이들의 기억을 행복하고 따뜻하게 남기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라 자부합니다.

우리 강원도교육청은 어제, 제34회 스승의 날 기념식 자리에서 ‘강원교권보호헌장’을 선포했습니다. 교권보호헌장의 목적은 ‘선생님을 신나게 하자!’는 것입니다. 마땅히 누려야 할 ‘교육과정 편성·운영권’, ‘수업권’, ‘평가권’, ‘학교운영·정책참여권’을 보장해 선생님들이 신바람 나게 교육활동을 펼치시도록 애쓰겠습니다. 제 힘과 권한에서 가능한 대로, 도교육청부터 교사를 전문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풍토를 마련해 나가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어린이 놀이헌장과 ‘교권보호헌장’.

2015년 5월에 드높여 밝힌 두가지 약속을 지키는 것은 또한 선진국형 교실복지로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존중받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선생님이 신나면 학교가 달라지고 아이들은 행복해집니다.

배우고 가르치는 일은 이미 오래된 일이지만, 또한 아직 오지 않은 뒷날에도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지요. 지금 필요한 것은 지식을 넘어 지혜를 함께 나누는 것이며, 그것이 우리 교육이 가야 할 길입니다. 이 길을 함께 가고 있는 선생님들이 있기에 우리 아이들이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고 있는 것이라 믿습니다.

사랑하는 선생님, 해마다 맞는 스승의 날이지만,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얼굴만큼 반가운 것이 또 있을까요. 다시 시작입니다. 늘 응원하겠습니다. “봄바람처럼 살랑∼ 또 하루하루 멀어지지만 어느새 또다시 눈부신 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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