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빈

철원 와수초교 교사

아이들과 함께하는 생활은 항상 즐겁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초등학생들을 지도하는데 가끔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갖고 있는 순진무구한 매력 때문에 매번 기운이 난다.

얼마전 아이들과 함게 교실 한켠에 커다란 화분을 심었다. 아이들은 자신이 처음 키우는 식물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아이들은 틈만 나면 창가에 놓은 화분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전깃줄에 앉은 참새 떼들처럼 옹기종기 붙어 서서 물을 주고 크기도 쟀다. 그 작은 화분에 어찌 그리 볼 것이 많은지 지겹지도 않은가 보다. 하루 종일 새싹 화분을 보러 왔다 갔다 한다.

아이들이 화분을 너무 좋아해 아침 독서활동시간에 책은 읽지 않고 화분만 들여다보고 있기도 하고, 쉬는 시간이 끝나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데도 화분에서 떠날 줄을 모르는 새싹바라기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 내가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아이들을 하나의 씨앗을 학교라는 커다란 토지에 심어 키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른 행동에 마음을 졸이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저절로 얼굴에 미소를 짓게 된다.

나는 아이들에게 관심이란 이름의 물을 주며 매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유심히 지켜본다. 처음에는 나쁜 습관을 많았던 아이들도 한 학기가 지나갈 때 쯤이면 신기하게도 많이 고쳐진 것을 느낀다.

아이들이 화분에게 하는 말처럼 나도 매일 매일 ‘사랑한다, 예쁘다, 잘 자라라’ 등의 사랑과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나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으며 미래의 씨앗인 아이들이 튼튼하게 자라나 사회에서 예쁜 꽃이돼 피어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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