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포츠도박·승부 조작 혐의로 경찰 입건
구속 강동희 전 감독 이어 전 동부 감독 수난사

▲ 전창진 전 동부 감독

2년전 승부조작으로 구속된 강동희 전 원주동부 감독에 이어 전창진(KGC 감독) 전 원주동부 감독마저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지역 농구팬들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

전창진 감독은 2014∼2015시즌이 진행되던 올해 2·3월 불법 스포츠토토에 참여, 부산 KT가 큰 점수 차로 패배하는 쪽에 돈을 건 혐의를 받고 있다.

전 감독이 배팅한 금액은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3억원에 달하며 이를 통해 2배 가까운 배당액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농구에서 현직 감독이 직접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로 이번 승부조작 혐의는 팬들에게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그 주인공이 강동희, 전창진 등 한때 원주 동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감독들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하다.

전창진 감독의 경우 지난 2002년부터 동부의 지휘봉을 맡아 6년간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 준우승 1회를 달성했으며 탁월한 전술운용 능력과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으로 선수단 장악력이 뛰어나 아직까지도 지역내에 전 감독을 그리워 하는 팬들이 다수 있을 정도여서 큰 파장을 몰고오고 있다.

게다가 전 감독의 혐의는 강 전 감독에 비해 죄질이 나쁘다.

강동희 전 감독은 지난 2013년 불법 스포츠토토 브로커들로부터 4700만원을 받고 4경기에서 주전선수 대신 후보를 기용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전 감독은 직접 불법배팅을 하고 승부조작에까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협조 수준이 아닌 적극적으로 불법도박과 승부조작을 주도해 벌였다는 얘기다.

김재원(34·원주) 씨는 “농구팬 사이에서 전창진 감독의 별명이 ‘전토토’로 불려 설마설마 했는데 결국 현실이 됐다”며 “제자인 강동희 전 감독이 한순간에 망가지는 모습을 지켜 본 전 감독이 승부조작을 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티즌 조훈희 씨는 원주동부농구단 홈페이지에 “동부감독 출신이라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많이 실망스럽다” 고, 권영준 씨는 “강동희 전 감독에 이어 좋아했던 전창진 감독마저 농구판에서 사라지게 돼 아쉽다”고 글을 남겼다.

한편 전창진 감독은 혐의를 부인 중이다. 전창진 감독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강남은 26일 KGC 구단에 보낸 문서를 통해 “전창진 감독은 승부를 조작한 사실도, 불법 스포츠토토에 거액을 베팅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박주석 jooseo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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