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태

수필가·七樂會 회장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을 궁금증 이라 하고, 알고 나서 마음이 후련해지는 것은 사람들의 본초적 본능이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알고 나면 모르던 지식을 더 하게 되고 어떤 일에 대하여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으니 유익한 것이 궁금증 풀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최근 한문글자 하나, 산(山)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여러 날 책을 뒤적이고 전문가에게 묻고 정리하는 수고를 하였다.

여든 살을 바라보는 존경하는 친구가 노년 건강을 위하여 춘천의 명산 ‘안마산’ 등산을 하며 쓰레기도 치우고 명상도 하며 산을 아끼는데, 하루는 산 정상에 있는 안내판에 山을 ‘메산’이라 쓴 것을 보았노라고 전언한다.

나나 그는 ‘뫼산’으로 알고 있는데, 현판을 쓴 이가 잘못 쓴 건 아닐까? 지레 짐작하면서, 궁금증이 생겨서 오르지 않던 산행을 하고 사진을 찍어 와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안마산 <鞍 (안장안) 馬 (말마) 山 (메산)> 안마산 유래와 이름을 한자로 풀이해 놓았다. 한문자는 상형문자이고 뜻 글이니<안장안, 말마> 라는 설명을 보면, <안장을 놓은 산 같다>라는 의미를 쉽게 알지만 ‘산’을 ‘메산’이라고 쓴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에 12 종류의 자전(字典)과 사전을 찾아보고 혼란스러워 졌다.

분명 우리는 ‘뫼산’이라고 배웠는데, *‘뫼 산’ 컴퓨터의 한문 변환기에서는 ‘뫼’라고 설명 되었다. (現代漢韓사전, 實用五千한자, 네이버 어학사전 등) *‘메 산’ 大漢韓辭典은 ‘메 산=峰, 嶺 등의 총칭’이라하고 ‘메’라고 설명 하였다. (松亭新玉篇, 活用玉篇 , 표준새국어사전, 한글학회 우리말 큰 사전 등)

*금성사 국어대사전 등, 일부 사전에서는 ‘뫼’는 평안도 방언이라 하였고. EBS의 방송 교육시간에는 ‘메산’이라고 한다. 또 다른 자료에서는 훈민정음 운해에서‘메’의 고어는‘뫼’이고, 이중 모음 변이가 되어 한국의 표준어는 ‘山:메산’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자료들을 보면서 ‘메’가 맞는 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왜 사전에 통일된 표기와 설명을 해주지 않을까? 알지못하면서 현판 쓴 이의 잘못이 아닐까? 잠시 의심한 것이 미안하였다.

우리들의 일상 삶에서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내 생각이 옳다는 아집(我執)이 얼마나 무익한가를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 내가 어려서 배웠던 ‘뫼’만을 내세우는 고집을 버리자. ‘노년을 배우며 사는 지혜의 삶을 살자’는 결론에 이르니 내 마음이 아주 시원하고 경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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