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회비용(Opportunity Cost)

 이제 바야흐로 대학입시의 계절에 들어섰다. 많은 수험생들은 자신의 일생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리 인간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경험한다. 순간순간의 가벼운 선택에서 일생일대의 중차대한 선택까지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선택의 과정에서 살아가고 있다. 학생의 경우에는 진학과 취업사이에서 고민할 것이며, 일상적인 소비생활에서는 무엇을 살 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선택의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시간 또는 금전이라는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선택을 위해서는 각각의 선택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과 비용을 꼼꼼히 비교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비용은 우리가 실제로 지불하는 현금비용보다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란 어떤 선택을 위해 포기해야만 했던 다른 선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득을 말한다. 예를 들어 대학진학을 위한 비용으로 등록금, 책값, 하숙비 등의 현금비용보다는 대학진학을 하지 않고 취직했을 경우에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을 대학진학의 기회비용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가 어떤 물건을 구매할 때 단지 그 물건값 뿐만 아니라 다른 물건을 사거나 다른 용도에 사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염두에 두고 구매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여러 가지 재화의 생산이 가능한 경우에도 기회비용의 개념을 적용시키면 어떤 재화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그 재화의 생산을 위해 포기한 다른 재화의 가치로 평가할 수 있다.
 기회비용의 개념을 확장하면 국가간 무역이 발생하는 원리도 설명할 수 있다. 단순한 예로 자동차 1대와 옷 1벌을 생산하는 데 A국은 각각 50원과 1원의 비용이 들고, B국은 각각 100원과 4원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하자. 이 경우 현금비용 측면에서 보면 자동차와 옷을 모두 A국이 생산하는 것이 총비용절감 측면에서 유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A국이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 데 드는 기회비용은 옷 50벌인 반면, B국이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 데 드는 기회비용은 옷 25벌이므로, A국이 옷을 생산하고 B국은 자동차를 생산하여 적정비율로 교환하게 되면 양국은 옷 25벌 만큼의 이익을 나눠 가질 수 있다.
 즉 무역이 발생하는 원인도 현금비용이 아닌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찾아보면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정 흥 순 <韓銀 강원본부 기획조사팀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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