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문제를 지적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문제 당사자의 도덕성을 의심해보게된다. 그 문제를 끊으면 생존이 어렵거나, 문제가 되는 사안이 중요치 않다고 판단해 고치고 싶은 마음을 안갖거나, 실천력이 약해 어쩌다보니 속수무책의 경지까지 오거나 등의 이유라고 추측해보지만 어떤 이유도 공감안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옳지 않은 일을 습관적으로 자행했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기 때문이다. 신경숙 작가의 표절이 1999~2000년에도 있었던 일이라고 언론에 전해지는 것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신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는 국내외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엄마의 소중함’을 상기시켜준 고마움으로 이땅의 자식들이 열광하면서 응원을 보냈던 작품이다. 평소 신작가의 책을 즐겨읽었던터라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 책을 다시 꺼내보니 마침 ‘세상 대부분의 일들은 생각을 깊이 해보면 예상할 수 있는 일들이다. 뜻밖이라고 말하는 일들도 곰곰 생각해보면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이다.’라는 밑줄친 말들이 눈에 들어온다. 표절의혹의 자신 운명을 예언한 듯한 귀절이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 위기 그자체보다 더 중요하다. 거짓으로 위기를 모면하려하면 헤어나올 수 없는 더 큰 위기가 닥쳐온다. 의혹의 당사자가 되었고 그 의혹이 사실이라면 앞뒤 볼 것 없이 빠르게 가장 겸손하게 진심을 담아 사과를 하는 것 만이 답이다. 유명인의 경우 사과 태도에 따라 재기여부가 결정됨을 우리는 익히 안다. 다 내려놓는 자성이 필요한 까닭이다. 진실에 반하는 말을 해 무섭게 돌아앉은 대중을 보고 후회한다면 이미 사태는 돌이킬 수 없다. 공자는 허물이 있는 것보다 더 허물이 되는 것은 허물을 깨닫고도 고치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개선부터 몰락까지의 거리는 단 한걸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나폴레옹의 말 또한 새겨들을 말이다.

신경숙작가는 의혹이 제기된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고 부정하다가 어제 표절은 제기될 수 있겠다며 시인을 했다. 이왕 할거면 국민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사과를 했어야하는데 마음 속 진실을 완전히 꺼내 놓치 않은 반쯤의 사과가 개운치 않음을 남긴다. 이래저래 속상한 독자들이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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