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흥우

수필가·시조시인

메르스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상살이에서 제일 겁나는 것을 세가지 꼽으라면 전쟁, 천재지변, 전염병의 유병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치게 되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그 세 가지 공포를 다 함께 느끼게 하는 때인 것 같다. 북측의 군사적 행동이 마음을 거스르게 하여 개운치 못한 터에 가뭄이 끝을 모르고 지속되어 특히 하늘을 쳐다보고 사는 농민들의 가슴을 태우는 차에 메르스 전염이 확산되고 있으니 불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가 다독이며 마음을 가라안치고 사태를 많이 아는 지도자의 통제에 따라 살아가야 한다. 어찌된 일인지 어려움에 대처하는 모습이 분명하게 보이지 않고 있다. 닥치고 있는 현실을 많이 알고 있는 지도자의 지휘가 일사불란한 것 같지 않고 따르는 국민들도 내려지는 지도를 잘 따라주지 않는 모습이다. 그 틈새를 설마와 그래도가 끼어들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설마 어떻게 되겠지 하는 구체성이 결여된 안이한 지도와 설마 나하나 쯤이야 어떠랴하는 풀린 마음에다가 그래도 할 도리는 해야 한다는 인습화된 관행이 사태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의료진들이 사투에 가까운 노력을 하면서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고 검사하고, 이송하는 모습이 보기만도 애처롭다. 그런가 하면 전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다른 사람에게 전파를 우려해서 격리를 시키고 지켜야 할 것들을 일러준다. 대부분의 격리대상자들은 불편을 참아가며 잘 버텨내 주지만 더러는 설마 하는 마음에 바람을 쐬러가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가게나 공중시설을 돌아다녀서 전염을 시키고, 그래도 어떻게 하는 생각에 문병을 가고 병실을 드나들어 전파를 확산시키고 있다.

보이지 않는 세균이지만 의료진이 시키는 대로 잘 따라주면 전파를 많이 줄일 것 같은데 설마하면서 하는 행동과 그래도 하면서 움직이는 사이 메르스는 매일 퍼져나가고 있으니 엄청 불안하다. 그 결과는 경제가 위축되고 학교가 문을 닫고 열지를 못하고 있게 한다.

이제 모두가 그 설마와 그래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설마 어쩌랴 하는 가정을 버리고 그래도 나를 가서 또는 와서 봐야지 하는 생각에서 철저하게 벗어나야 메르스 전파를 막을 수 있고, 이 국가적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1964년, 65년 연속되는 홍수를 당했을 때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올해는 일하는 해” 그 다음해는 “올해는 더 일하는 해” 또 그 다음해는 “올해는 또 일하는 해”를 선포하시면서 마침내 새마을 운동을 창안 실천하여 대한민국 번영의 터전을 만드셨다. 그 50년, 반세기가 지난 2015년의 가뭄과 메르스의 국가적 시련은 박근혜 대통령께서 국가 영도의 새로운 혜안을 창안하셔서 탄탄 대한민국을 이루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빠른 나라안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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