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성숙

도 문화예술특별보좌관

문화예술에는 힘이 있다. 이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 향유에 대한 욕구의 힘이다. 그런데 문제는 문화예술이 지닌 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식하지 못하니 행사하지 못한다. 행사하지 못하니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문화예술이 지닌 힘은 크게 3가지이다. 첫째는 낙심하는 사람들,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위로가 되는 힘이다. 나는 기억한다. 오래된 영화 ‘타이타닉’에서 배가 침몰하여 곧 죽음이 닥쳐 낙심하고 두려워하며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물에 잠기는 갑판 위에서 생애 마지막 연주를 하던 실내악단의 연주를…. 그 음악을 들으면서 살아남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진 사람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두려움 속에서 죽음을 맞는 그 순간에 짧지만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뿐만 아니다. 살면서 낙심하거나 절망할 때 음악을 들으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 그리고 좋은 그림 한 장에서 용기를 얻어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이처럼 문화예술이 지닌 첫 번째 힘은 용기와 위로가 되는 적극적인 힘이다.

둘째는 병든 사람, 약한 사람을 치유하는 힘이다. 음악치료, 미술치료, 독서치료 등 등 문화예술이 지니고 있는 치유의 힘은 현대 의학에서도 치료할 수 없는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서 실제로 많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내 가족 중에 지적장애를 갖고 있어 감정조절을 이성적으로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음악치료에 관심을 갖게 되고 독서치료에 관심을 갖으면서 내가 직접 치료해 보겠다는 생각에 공부를 한 후, 그림책과 좋은 음악으로 그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감정조절이 가능해지도록 치료한 적이 있다.

색깔로 치유하는 미술치료도 얼마나 많은 사람을 치유하게 하는지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다. 치료는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로 병든 사람과 약한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셋째는 ‘역사를 만드는 힘’이요, ‘역사를 변화 시키는 힘’이다.

한 권의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아 행동하는 사람들이 역사를 변화 시킨다. 그리고 사회적인 변화의 흐름에 따라 시대상황을 나타내는 것이 역사를 만드는 문화예술의 힘이다. 음악의 예를 들어보자. 바로크 음악, 고전 음악, 낭만파 음악과 같이 음악의 시대 구분이 가능한 것은 문화예술의 힘이 역사를 만들고 역사를 변화시키는 힘이 되었다는 것이다. 언제나 문화예술은 시대를 앞서는 선구적인 역할을 감당해 왔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 될 것이다.

2018 동계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치루겠다는 강원도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문화예술이 지닌 힘을 인식한 강원도민 2018명이 모여 도민 대합창으로 동계올림픽의 의지와 강원도민의 열정을 보여주었던 일은 전설이 아니다. 지금도 진행 중이며 이제 그 힘을 행사하고 국민들이 그 힘을 누리도록 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문화예술의 힘을 제대로 행하려면 매우 전략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전략적이지를 못하고 전투적인 경향이 있다. 전략과 전투 혹은 전략과 전술의 차이에 대하여 피터 드러커 박사가 쉽게, 명확하게 이렇게 말했다.

‘전략’은 ‘어느 길을 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이고 ‘전술’은 ‘선택한 길을 어떻게 갈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라고.

이제 문화예술을 가지고 우리는 2018 동계올림픽을 전무후무한 문화올림픽이 되게 하기 위해서 과연 어느 길을 갈 것인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 할 때가 되었다. 신발 끈을 다시 고쳐 매고 힘차게 뛰어 보자. 함께 손을 잡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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