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대

강원해양수산포럼 이사장

스위스의 조그만 휴양도시 ‘다보스’에는 매년 초 경제분야의 세계적인 명사들이 모여 만남의 기회를 갖는다. 이들은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포럼을 통해 국제정세를 전망하면서 필연적으로 국제정세와 연계되는 경제의 흐름을 예측하고 국제유가, 곡물 등 각종 자원의 수급 현황에 따른 시장의 동향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고 획득한다. 세계 각국의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관료나 대기업의 CEO가 다보스 포럼의 존재 가치와 논의 내용을 중요시 하는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다.

‘다보스’에서 이와 같이 중요한 행사를 개최하게 된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지리적으로 유럽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스위스에 위치하여 서방 선진 7개국과 OECD 회원국들의 접근이 용이하다. 스위스에 설치된 국제기구는 참석자들이 방문하여 교류협력을 촉진하고 각종 정보를 획득하는데 유리하다. 또한 근거리에 국제공항이 있어 자가용 항공기를 비롯한 항공편 이용이 편리하다. 인근에 다양한 형태의 리조트가 산재하여 사생활이 보호된 가운데 휴양하기에 적합한 것도 스위스의 다보스를 국제적 포럼 개최지로 만든 요인이다.

이러한 ‘다보스’와 비교해볼 때 강원 동해안은 오히려 경쟁력이 있다. 세계 4대 강대국의 핵심 이익이 교차하는 한반도에 위치하고 인근 1000km내에 수십 개의 대도시가 있다. 양양의 국제공항을 비롯해 해상, 육로, 철도 등 모든 수송 수단의 이용과 접근도 비교적 쉬운 편이다. 최근 현대에서 국제적 수준의 호텔을 건립하였고 설악권을 비롯한 관광지에 조성된 리조트는 어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더구나 2018동계올림픽이 개최되면 쾌적한 유휴시설을 사용할 수 있고 지명도로 인해 국제 행사에 최적의 환경이라 할 수 있다.

21세기 들어 국가 간 교역·교류의 통로로서 해양의 역할과 경제적 비중은 나날이 커지고 있고, 해저의 광물자원과 수산 자원, 바다 영토의 영유권을 둘러싼 각국의 경쟁 및 이해관계 또한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관광시장에서도 해양이 지닌 영향력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때, 강원도 동해안에 ‘다보스 포럼’에 비견되는 국제적 해양수산포럼이 정기적으로 개최된다면, 어족자원 보호를 비롯한 수산업 분야의 협조, 크루즈 관광산업 육성,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 등의 다양한 효과를 이끌어내게 될 것이다. 또 도서 및 해상 영유권 분쟁 등 우리 대한민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사이의 난제를 해결하는 모멘텀 역할도 기대된다.

동해안은 대한민국 최고의 무공해 청정 지역이다. 바다와 호수가 백두대간 준령의 울창한 소나무 숲과 어우러지는 경관 또한 으뜸 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2018년에 지구촌 최대의 축제인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면, 글로벌 지명도와 인지도 또한 몰라보게 상승할 것이다.

해양·수산분야를 주제로 다보스처럼 국제적 포럼을 만들 수 있는 여건과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가. 국제적 해양수산포럼이 정례화 된다면, 지역 발전은 물론 동계올림픽 개최에 이어 다시한번 강원도와 동해안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계기가 되고, 그것은 국가 경쟁력 향상에도 큰 견인차가 될 것이다.

2018년 동계올림픽 이후 강원도가 지향해야 할 세계 속의 동해안은 지구촌의 주목을 받을 수 있고, 세계인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제2, 제3의 국제적 마당을 만들어 가는 원대한 계획과 꾸준한 추진, 세밀한 준비를 통해 비로소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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