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사이 남편과 아내중 누가 갑일까? 여성의 삼식(세끼 모두 집에서 먹는 남자)이 스트레스가 아내 건강을 해친다는 기사를 보면 나이불문 여성은 참 고달프다. 중년아내들이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으로 ‘남편’을 꼽았다니 남편들은 허망하다. 평생 가족 치닥거리했는데 수고했노라는 칭찬은 커녕 집안에서 소외 영순위라니 이 상황이 난감할 뿐이다.

송일국의 육아방송 덕에 적어도 남편으로 생존하려면 퇴근 후에도 육아 요리 놀아주기가 필수인 세상이 되었다. 반면 아이들 걱정에 직장에서도 눈치 봐야하고 자녀 교육 살림오롯이 책임져야하는 워킹 맘도 녹록치않다.여성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아내라는 이름도 뭔가를 누리는 갑의 존재만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힘들다는 남편의 주장도 당신만 힘든 것 아니라는 아내의 볼멘 소리도 다 이해가능한 일이다.

해나 로진은 저서 ‘남자의 종말’에서 남성이 그동안 누렸던 것은 특권일 뿐 이제 더 이상 그 특권은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수만년간 세상을 지배한 남성을 40여년 전부터 여성이 밀어내면서 성의 권력 교체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잡지 뉴스위크도 21세기의 ‘새로운 마초’는 성별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가정과 직장에서의 역할을 확대창조해 시대흐름에 맞게 진화하는 남성이라고 정의한다. 이는 남성들이 가부장적 사고에서 벗어나 가정에서 재빨리 자신의 역할을 찾는 것이 현명한 적응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사뭇 다른 것이 현실이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지난 7월초 발표한 ‘2015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혼여성 중 57.8%가 가정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전체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은 3시간 5분인 반면 남성은 42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가사 일은 아내가 책임져야할 일 일뿐 자신들은 보조자에 불과하다는 남성 사고의 기본 틀이 바뀌어야한다. 여성들이 원하는 평등한 가사노동, 막을 수 없는 흐름이기 때문이다.‘우리시대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인간이 자신의 태도를 변화시킴으로써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라는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말이 정답인데 가사노동에 관한 키 또한 전적으로 남성에게 달려있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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