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가뭄해갈 마을을 가다
가뭄 끝에 장맛비 논밭 정비로 분주
지하수 가득해져 주민들 함박웃음

▲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도내 영서북부지역에 많은 비가 내린 24일 춘천 서면 덕두원리에 지하수 물이 나오자 할머니가 환하게 웃고 있다. 서영

“이번에도 비다운 비가 안 내렸으면 정말 큰일날 뻔 했어, 늦게나마 단비가 내려서 이제야 겨우 한숨 돌렸지.”

극심한 가뭄으로 신음하던 도 전역에 해갈에 충분한 장맛비가 내리면서 가뭄으로 애끓던 농민들이 모처럼 시원한 함박웃음을 지었다.

24일 춘천시 서면 덕두원2리의 한 마을.

유례없는 가뭄에 말라가던 밭작물에는 생명수가 맺혔고 바짝 말랐던 농수로는 오랜만에 시원스런 물줄기가 흘렀다.

어제부터 내린 장맛비가 메마른 땅이 촉촉히 적시자 이 마을 농민들은 농작물을 돌보기 위해 빗속에서 힘든 줄도 모른 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1000평 규모에서 들깨를 재배하는 최중영(61)씨는 “비를 맞아도 밭에서 일을 한다는 게 그저 기쁘다”고 말했다.

장마철임에도 불구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고 연일 이어지는 더위에 식수난까지 겪었던 마을 주민들도 이번 비로 근심을 덜었다.

이틀간 내린 장맛비로 바닥을 드러냈던 지하수에도 물이 차올랐고, 연결된 수도꼭지를 돌리자 물이 콸콸 쏟아지기도 했다.

주민 조순희(81·여)씨는 “불과 20여일 전 먹을 물 걱정까지 했는데, 어제부터 내린 비 덕분에 지하수 저장공간에도 제법 물이 찼다”며 “앞으로 먹을 물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며 웃으며 말했다.

인근 서면 당림1리 마을에 있는 4m 높이의 간이상수도 물탱크(30t)도 물이 채워지고 있었다.

마을 주민들이 먹는 물을 저장해 놓는 이 물탱크는 한달 전 수위는 고작 5㎝ 정도에 그쳤지만 이틀 간 내린 비로 당분간 식수 걱정은 안해도 될 정도가 됐다.

송근배 당림1리 이장은 “마을전체가 암반지대에 있어 가뭄에 더 취약해서 그런지 오랜만에 내리는 비가 너무나도 반갑다”면서 “앞으로 지금처럼만 비가 주기적으로 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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