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백운

불교태고종 강원교구 종무원장

부처님께서는 <잡아함경> 삼미리제라는 경에서 ‘세간’이란 무엇이냐는 제자 사밋디의 질문을 받고 이렇게 설명했다.

“위태롭고 약하며 패(敗)하고 무너지는 것, 이것을 세간이라 한다. 어떤 것이 약하고 패하고 무너지는가. 사밋디여, 눈은 위태롭고 약하며 패하고 무너지는 법이다. 눈의 대상인 물체(色), 눈의 의식(眼識), 눈을 통해 받는 느낌(受), 곧 즐거운 느낌과 괴로운 느낌 그리고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 이 모든 것이 위태롭고 약하며 패하고 무너지는 것이다. 귀, 코, 혀, 몸 뜻 또한 눈과 같다. 이것이 위태롭고 약하며 패하고 무너지는 법이라 하고 이를 세간이라고 하는 것이다.” 다.” 한마디로 무상(無常)한 것이 세간이라는 것이다.

이 무상한 세간에 대해 애착을 느끼고 집착하기 때문에 괴롭다는 것이다. 이 괴로움을 잊고자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어리석어져서 바르지 못한 업을 짓게 되고 그래서 더욱 괴로움이 불어나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어 결국은 괴로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생사의 고해에서 윤회를 거듭하는 것이다.

유(有)는 지은 업에 따라 받는 과보, 곧 존재다. 다시 말해서 욕계, 색계, 무색계에서 받는 과보인 생(生), 곧 인간이라는 존재를 말한다. 이런 존재는 그가 지은 업에 따라 욕계(欲界)의 유로서 존재하기도 하고 색계(色界)의 유로서 존재하기도 하고 또는 무색계(無色界)의 유로서 존재하기도 한다. 이런 존재는 삼계(三界)의 육도(六道)를 윤회한다. 이처럼 육도를 윤회하는 미망(迷妄)의 인간들이 모여 사는 곳이 바로 세계(世界)라는 것이다.

<잡아함경>의 마음이라는 곳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무엇이 이 세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무엇이 이 세상을 이끌고 있으며, 또 어떤 법이 있어 이 세상을 다스립니까?” 그러자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시었다. “마음이 이 세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마음이 이 세상을 이끌어 가고 있으며 마음이 한 법이 되어 마음이 이 세상을 다스리고 있소.” 그 천인이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모처럼 성인을 뵈옵고 완전히 반열반(般涅槃)을 얻어 일체의 두려움을 여의고 이 세상의 애정을 초월했도다.” 그 천인은 세존의 말씀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세존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이내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따지고 보면 궁극적으로 ‘마음이 세상을 유지하고 마음이 세상을 이끌고 마음이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라는 세존의 가르침이 틀림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따라서 세상이 안락해지는 것도, 불행해지는 것도 다 사람들의 마음에 달린 것이다. 그러니 각 개개인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 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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