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듯한 예산에 에어컨 엄두 못내
방학 맞은 학생들 ‘더위와 전쟁’

▲ 27일 무더운 날씨 속 찜질방을 방불케하는 도내 한 지역아동센터 공부방에서 아이들이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한 채 학습을 하고 있다.

최고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차상위계층 학생 4104명이 방과 후 또는 방학 중 이용하는 도내 164곳의 지역아동센터가 부족한 운영비로 냉방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찜질방을 방불케 하고 있다.

27일 오후 2시 춘천의 한 지역아동센터.

한낮 최고기온이 31도를 기록하는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이날,10여명의 아이들이 모인 39㎡ 남짓한 공부방은 에어컨이 없어 찜질방과 다름없었다.

선풍기 2~3대가 가동 중이었지만 열기 탓에 더운 바람만을 내뿜고 있었다. 이 때문에 책을 읽는 아이,수업을 받는 아이 등과 생활복지사들은 연신 손부채질을 하며 무더위와 싸우고 있었다.

김모(16)군은 “방학이라 아침부터 센터에 오는데 밖에서 뛰어놀지 않고 가만히 실내에 있어도 땀이 계속 나 찜질방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에어컨이 설치돼 사정이 나은 인근의 또다른 지역아동센터는 정해진 시간대별로 에어컨을 켜고 끄길 반복하며 냉방을 했다.

센터 관계자는 “냉·난방비 비용이 따로 지원되지 않아 운영비에 맞춰 최대한 절약해 사용 중이다”며 “모든 지역아동센터의 운영이 한정된 예산 탓에 빡빡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아동센터는 유일한 예산인 월 440만원(29인 이하 시설기준)의 국비로 운영된다.

매달 지원받는 운영비로 시설장과 생활복지사 등의 급여를 지급하고 각종 프로그램 운영비 등에 사용하고 있지만 냉·난방비는 따로 책정되지 않아 일부 센터는 한여름에도 냉방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국가사업이다보니 지급된 운영비 내에서 인건비와 냉·난방 비용 등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며 “따로 책정된 예산은 없지만 자체사업 등을 통해 센터별로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재 leejj@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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