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는 완숙한 경지에 오른 사람으로서 아직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한 사람을 자신이 익힌 사회의 문화 관습 도덕등으로 이끌어주는 계도(啓導)자이다. 따라서 바람직한 가치판단을 전제로 하는 교육이 교육자의 도덕적 양식을 바탕으로 이뤄져야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심적으로나 당연한 상관(相關)일 수 있다. OECD 연구에서도 교사 질의 변인으로 도덕적인 모범을 꼽는다.공자는 삶에서 도의에서 벗어나는 일은 가장 두려운 일이라 말한다

심리학자 짐바르도는 사람의 파괴본능을 연구했다. 뉴욕대학 근처에 중고차를 사서 번호판을 떼고 보닛을 열어놓은 상태로 버려두고 사람들이 이 차에 무슨 짓을 하는지 지켜보았다, 곧 약탈과 파괴가 일어났다. 차가 버려진 곳의 슬럼분위기와 황량함이 범죄를 선동했다고 분석한다 . 짐바르도는 스텐포드 대학 주변 팰러앨토에서 동일한 실험을 했다. 이 곳 사람들은 번호판없이 보닛이 열려진 차에 처음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짐바르도가 훈련시킨 두학생이 차를 부수자 다른 학생들이 합류하여 차를 파손했다. 팰러앨토의 실험은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안심과 그리고 도덕적 타락이 사람들의 파괴본능을 자극할 수 있다고 결론짓는다.이 실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것이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다. 버려진 차의 깨진 유리창 한 장은 다른 유리창을 깨도 괜찮다는 묵계로 통용되면서 그 상황에서는 유리를 깬 사람 모두 그건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니라고 느껴 범죄가 확장된다는 법칙이다. 메드 사이언스 북에 나온 이야기이다.

깨진 유리창 법칙이 교육현장에서 그것도 성희롱이라는 범죄로 일어났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최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장선생님 포함 남자교사 여섯 명이 동료여교사와 학생등 130여명을 성희롱한 사건이다. 일반적인 교사 성추행 사건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가해자가 한 사람인 것은 그 사람만의 문제이지만 집단이 그랬다는 것은 강건하게 무장되어야 하는 학교라는 공동체의 도덕적인 토대가 무너지고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학교는 기성세대가 지켜내야만 하는 도덕의 마지노선이다.학교의 근간이 무너진다는 것은 미래가 붕괴한다는 것 이상을 함의한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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