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광복절날 신문과 방송이 앞 다퉈 위안부 할머니들의 기사를 실었다.휠체어에 앉어 죽기전에 일본의 사과를 꼭 듣고싶다는 TV화면속 할머니 모습이 강한 여진, ‘부끄러움’을 남긴다. 그들로서는 너무나 간절한 소원을 후손이 되어서 이뤄드리지 못하는 자괴감이 커서이다. 사과가 점점 더 절박해진다. 사과요구를 할 수 있는 본 당사자 할머니들이 고령인 까닭이다 .

자신감있는 지도자는 세계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잘못이 있을 때는 잘못을 시인하며, 정책에 대한 비판이 많은 경우엔 그를 재고하고 필요에 따라 수정할 줄 안다.일본인을 분석한 책 국화와 가시에는 ‘한 나라의 자긍심은 과거의 잘못을 잘못이 아니라고 완고하게 주장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그러나 지도자깜이 아닌 지도자는 세계여론에 문을 닫고 내적으로는 국민 요구와 비판을 애써 외면한다. 아베총리의 행동을 보며 짙어지는 생각이다.

책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의 저자는 ‘미안하다’는 말은 ‘제 탓입니다 당신을 존중합니다 우리의 관계를 소중히 생각합니다’는 세가지 메세지를 동시에 전하는 마법의 단어라고 정의한다.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사는 세상에서는 사과가 위기탈출의 언어라고도 불리운다. 진심어린 사과는 상황개선은 물론 관계호전까지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베는 전후 70년 담화에서 “전쟁터의 뒤안에는 명예와 존엄이 크게 손상된 여성들이 있었던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했는데 일각에서는 이 발언이 위안부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듣기 나름이다. 위안부께 사죄하라는 전방위적 압박을 의식한 두루뭉술한 발언일 뿐 아베는 사과하지 않았다.‘기억을 감출 수는 있어도 역사는 바꿀 수없어’라고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말한다,전 총리 하토야마는 최근 유관순 열사가 투옥됐던 형무소에 가 무릎끓고 사죄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깊은반성’이라는 단어로 속죄의 마음을 전한다.백프로 만족할 정도는 아닐지언정 일본사회 정신적 멘토격 사람들의 진솔한 사과가 그나마 할머니들의 아품을 위로한다.아베는 일본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고 비호감 개인에 불과하다는 최면이 필요하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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