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오래 살았지만 수능 보는 날이라는 뉴스를 본 적이 없다. 아마도 전 세계 통털어 수능 날 아침상황을 중계방송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을 것이다. 수능난이도에 관한 뉴스를 거듭들어도 별 거부감을 갖지 않을 정도로 우리는 교육에 대해서는 관대한 이해가 습관이 되어버렸다. 과열경쟁과 과도한 교육열이 비상식적이지만 큰 반론이 없음은 물론,이해당사자가 되면 그 반열에 오르기 위해 애쓰는 것이 현실이다. 분위기가 이럴지니 학력의 서열화 혹은 성적순이라는 틀은 우리사회에서는 깨질 수 없는 금기의 틀임이 분명하다. 이 말은 공교육에 도입된 추상적 주제가 성적이 매겨져 입시에 반영되는 주체가 되면 그순간부터 과한 주목으로 본말이 전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봉사 자기소개서 입학사정관에게 제출하는 논문등이 실례이다.인성이 점수화 되는 것이 심히 우려되는 이유이다.

어느 면접관의 이야기이다. 수험생들은 자신의 인성이 정말 괜찮음을 보이려 애쓰지만 변별이 어려워 자신은 다른 행동들을 눈여겨 보았다는 것이다. 여러명이 함께 들어올 때 다른 사람이 잘 들어 올수 있도록 문을 꼭 붙잡고 있었는지 일어설 때 나갈 때 다른 사람과 보조를 맞추려 애썼는지 얼마나 미소가 선한지등등 일상과 관련된 소소한 행동을 보기 시작했더니 그 작은 행동에도 인성이 보이더라는 것이다. 사람이 더불어 살아갈 때 필요한 사회성 즉 이타적 마음은 인성의 핵심내용중 하나이다.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으로 ‘덕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뜻의 ‘덕불고 필유린( (德不孤 必有隣)’을 말하는 ‘논어’를 생각해본다면 ‘덕성이 인성의 핵심’이라고 ‘강의’의 저자 신영복은 말한다.

분노가 화두인 세태이니 학교에서도 인성교육을 해야함은 마땅하다. 인성은 총제적 가치관으로 각 사람의 행동패턴이자 사고의 유형이고 특별한 감성이다. 성인이 되기까지 교육이 투자되는 것 처럼 인성도 평생교육되어야 하는 것으로, 가정 사회 학교가 하나가 되어 한 맥으로 강조해야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인식이 중요하다.나이 불문 오늘도 반성하고 시정하는 것으로 인성을 가꿔나가는 불완전한 존재가 인간인 까닭이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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