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시기(critical period)라는 심리학용어가 있다. 특정행동을 학습하는 시기에 그 학습이 이뤄지지 못하면 다음 기회에 그 학습을 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되지도 않는다는 이론이다. 공교육을 바꿀 때 무엇보다 신중해야하는 까닭을 설명하는 용어이다.교육정책들이 잘못될 경우 피해를 보는 것은 오롯이 학생들이기 때문이다.우리 아이들은 지금만 사는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에서만 경쟁하는 것도 아니다. 현재와 미래에 그리고 한국과 세계 큰 경쟁의 장에서 살아남도록 치열하게 실력을 쌓아야하는 존재이고 우리 부모들은 이들이 이런 역량을 갖추도록 뒷받침해야하는 사람들이다.

교육의 역사는 ‘교과’대 ‘아동’이라는 두 축의 반복이다. 교과목위주의 교육이 지나치다 싶으면 학습량을 줄이고 아동에게 여유를 찾아주자는 아동중심교육으로 전환을 하고 그러다 지적열세가 만연하면 다시 교과목교육으로 돌아간다. 예를 들어 미국은 192,30년 대는 독서산(讀書算) 위주의 주지교과 학습에 치우치다 4,50년대는 아동중심학습법으로 전환하고 그러다 1957년 소련이 우주선 스퓨트닉을 먼저 쏘아올리자 다시 주지과목교육으로 돌아가자는 슬로건 아래 학문복귀운동을 시도한다. 이때 강조를 한 것이 수학과학 교과목을 학문답게 배우는 것이었고 이런 추세는 지금까지 유지되어오고있다

일본도 교과를 강조하는 기초학력 지지파와 아동을 위주로 하는 여유교육 추진파 두개로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2002년 부터 추진되어온 여유교육은 학력 저하 원흉이라는 비난이 일면서 지금은 다시 교과목 위주의 학습으로 돌아가는 분위기이다.

최근 수포자가 늘면서 수학을 쉽게 가르치고 학습의 양을 줄이겠다는 교육과정개선안이 발표되었다. 경쟁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적정량의 학습은 보장하는 교육과정인지 노파심이 생긴다. 세계의 흐름은 지력교육으로 돌아가자인데 우리는 그에 반하는 정서니 이게 정말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교육인지에 관한 노파심이다.칸트는‘ 해야 함은 할 수 있음을 함축한다’고 말한다. 멀리 내다보는 혜안과 안목의 교육을 실천하려면 ‘해야함’을 줄여나가는 것에 신중해야한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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