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봄 정도일 것이다. 스포티한 청바지 폴로 와이셔츠 그리고 콤비 자켓을 입어 젊은 느낌이 물씬 나는 한 사람이 강원대에서 특강을 했다. 국회의원의 차림과는 거리가 있는 복장이었다.강의 후 그는 총장실에 들러 미래의 더 큰 꿈(?)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주역인 대학생들과 감성을 나눠야하기에 차림새도 젊음에 맞추었고 강연도 주로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총장에게 말했다. 격을 벗어난 옷 차림새가 야무진 꿈을 위한 포석이라는 말이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당시의 총장은 전한다. 그 때 자신의 대망 로드맵을 말하던 국회의원은 바로 강용석이다.유명해지기 전 행보도 조금 달랐다

대중적 주목만 높힐수 있다면 물의를 일으켰다는 비난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사람들,고소 왕이라는 별명이 있고 부박한 행동이 많은 강용석도 이중 하나이다. 토론토대 교수 도이지는 이를 ‘쾌감문턱(pleasure threshold)’으로 설명한다. 유명인들이 대중의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 보다 강한 자극으로 쾌감의 문턱을 높여간다는 이론이다. 연예인의 노출수위가 심해지는 것, 막말의 강도가 세지는 것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이들의 비호감 행동이 언론공개가 잦아지면서 사람들 또한 호감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저 그려려니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불륜설로 하차한 강용석이 최근 ‘너 고소’라는 문구의 광고로 비웃음을 받고있다.경솔한 처신이 안타깝다. 얼굴이 알려진 그의 청소년 아들들 때문에 드는 생각이다. 아버지로 인해 갖게 될 아이들의 수치심은 주변의 반응을 의식하게 하는 불안과 기피증으로,모든 일에 움추러 드는 소심함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이다

가족을 공개하고 자신의 사생활을 노출시키는 유명인 아버지는 모범적으로 잘 살겠다는 각오를 만천하에 다짐한 사람들이다. 자식한테 미치는 어떤 공격이라도 방어해줄 책임감을 묵계적으로 선언한 아버지들인 것이다. 강용석이 조심히 살아야하는 이유는 명명백백하다 .바로 알려진 아이들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김현승은 시 ‘아버지의 마음’에서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이다’라고 말한다. 아버지에게는 자식이 받을 상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