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오락프로에 등장하는 ‘거짓말탐지기’가 있다. 거짓으로 답하면 탐지기에 집어넣은 손에 전기가 오고 동시에 경보가 울리게되는 그런 기계이다. 웃음을 유발하고 싶을 때 쓰인다. 예를 들어 유재석이 박명수에게 ‘다시 태어나도 지금 부인하고 결혼하겠습니까?’묻는다.박명수가 고민하는 척하다 ‘예’하면 요란한 경보음이 울리고 그를 본 사람들이 박장대소한다. 선의의 거짓말일 때는 거짓말이 이렇게 즐거울 수도 있지만 사회물의의 주범이 되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단언컨데 악의적 거짓말은 사회해악의 원흉이다. 플라톤은 ‘거짓말은 그 자체로서도 죄악일 뿐 아니라 영혼도 죄악으로 더럽힌다.’라고 말한다.

위정자가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것 세 가지를 제자들이 물으니 공자는 식량과 군대 국민의 신뢰를 꼽았고 만약 그 중에서 둘을 버려야 한다면 식량과 군대라고 말했다. 정직을 바탕으로 한 신뢰는 위정자가 준수해야할 가장 으뜸 덕목인 것을 강조한다. 위정자에게 신뢰가 당위에 가까운 책임임을 감안 해 볼 때 사회 특권층의 거짓으로 점철된 일탈행위는 묵과할 수 없는 국민적 공분을 야기한다. 아들이 국적을 버리는 것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4급 이상 고위직이 26명이나 된다는 것에 국민이 크게 분노하는 이유이다.

군대안가려고 국적을 바꾼 가수 유승준은 평생 입국 못하는 형벌을 받고 있다. 사회적 모범을 보여야 할 의무가 있는 공인이라는 이유도 보태졌다.고위 공직자 역시 공인이나 다름없으니 죄값이 가벼워서는 안되겠다.어제 한 일간지에 이들의 명단이 발표되었는데 망신을 주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 국가를 버린다는 것은 그 국가에서 녹을 받는 것도 포기한다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이 가스배출양을 거짓으로조작한 것이 탄로나 위기를 맞았다. 이틀새 33조원이 날아가는등 천문학적인 손해가 생기는 것을 보니 파산까지 갈 수도 있겠다 싶다. 거짓의 댓가가 얼마나 큰 지를 보여 줄 것이다. 앞 수레가 엎어진 바퀴 자국이란 뜻의 ‘전차복철’(前車覆轍)은 실패의 전례를 거울삼아 조심하라는 말이다. 거짓은 기업이나 사람이나 패망을 향한 무리수이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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