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배

강원한국학연구원 연구교수

우리나라의 미래는 노인에게 달렸다. 통계청이 2015년 9월 24일에 발표한 ‘2015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662만 400명으로 전체인구의 13.1%이다. 이러한 증가율대로 가면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서 전체인구의 20%에 이르게 된다.

현대 노인들의 영향력은 강하다. 시대가 변했다고 하지만 사회에서나 가정에서 노인의 힘은 약화되지 않았다. 여전히 연장자를 우대하는 관습이 남아있어 가정에서 실제적인 결정권을 쥐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원로들의 조언을 무시할 수 없는 풍토가 여전히 남아있다.

경제적인 면에서 노인들의 힘은 증가되고 있다. 청년들의 구직 비율과 경제적 수익 규모가 작은 반면, 연금 받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여전히 일 하고 있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노인들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전문직으로 활동하다 퇴직한 노인들 또한 증가하기 때문에 사회 각 분야에서 여전히 중요한 언로가 되기도 하고, 집단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언론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이제 노인들의 결집은 함부로 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전적으로 노인에게 달려있다 .

도산 안창호 선생이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고 하였다. 일정부분 현대에도 유효한 말이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비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사회에서의 영향력도 약화되고 있다. 기득권에 점점 더 항거하기 힘든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청년들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거나 기존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을 점차 버거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이젠 노인이 깨어나야 한다. 영향력이 강력해질수록 노인은 유연한 사고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 시대를 향한 올바른 비판의식을 지녀야 한다. 예전의 경험만을 고집하거나 새로운 변화에 저항하는 일이 지속된다면 나라의 미래는 어둡다. 이제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노인을 깨우는 일이 필요하며 따라서 노인 인문학이 시급하다.

노동은 신성하다. 노동은 모든 인간의 기본권이다. 노동을 통해 우리는 인간다움의 가치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노인에게 음식을 잘 공급하고, 병들면 잘 돌보아 힘겹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적절한 육체적 정신적 노동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노인은 시설 좋은 곳에서 관리되고 있다는 심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노인을 노동으로부터 소외시키고 있다. 사회에서 충분한 노동을 해왔고 이제 노동으로부터 벗어나서 편안하게 쉬라는 명분으로 노동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노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은 인간의 기본권을 확보해주는 매우 귀중한 일이다.

한때 아동도서관이 붐을 일었다. 아이들을 위한 우리나라 부모들의 열정은 어디에 내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 도서정보를 제공하고 각종 유익한 프로그램을 펼치는 아동도서관이 큰 의미를 지녔다. 그러나 상당수의 아동도서관이 폐관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아동도서관의 이용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는 초등학생과 초등학교 수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노인의 수는 급증하고 있다. 경제적인 안정 속에서 소비만 하는 것이 노인에게 유익한 활동이 아니다. 이젠 노인도서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다. 노인으로 하여금 정신적 육체적 활동을 하며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일에 뛰어들어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늘 갖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일을 펼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노인도서관이다. 이 시대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노인의 영혼을 깨우는 노인전문도서관이다.



■ 약력= △강원대학교 대학원 졸업(박사/현대문학)△중앙대·한양대·강원대 강사△강원대학교 초빙교수△강원 동방문화진흥회 전임강사△강원한국학연구원 연구교수△연경학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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