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경

춘천지법 기획·공보판사

5년전 개봉한 ‘러블리 본즈(Lovely Bones)’라는 영화에는 사랑스런 딸을 잃은 안타까운 가족의 이야기가 나온다.

10대 청소년인 주인공 딸은 이웃집 남자의 범죄에 희생되어 가족 곁을 그만 떠난다. 남겨진 가족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딸의 빈자리가 주는 고통의 터널을 지나게 된다. 끝까지 딸의 실종을 추격하는 아버지,그런 남편과 딸의 실종이 주는 아픔을 견디다 못해 가족을 떠나는 어머니. 가족은 끝내 해체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가족은 딸의 상실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시련 속에서도 더욱 단단해진 가족의 사랑임을 깨닫게 된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통해 판타지 영화의 거장이 된 피터 잭슨이 연출한 이 영화는 죽어서도 가족을 떠나지 못하는 딸의 영혼과 남겨진 가족이 딸을 잃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아름다운 영상미와 함께 풀어내고 있다.

‘러블리 본즈(Lovely Bones)’라는 말은 동명 소설의 작가가 ‘시련 앞에서 더욱 공고해 지는 가족이라는 유대감’을 나타내기 위해 쓴 표현이라고 한다.

가족의 시련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다가온다.

치매 등으로 정신력이 흐려져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는 마음의 상실,이혼으로 인해 부부라는 관계를 상실하고,남겨진 아이는 이혼으로 인한 상처를 받게 되는 경우 등 가족이라는 관계의 상실로 인한 마음의 고통은 남겨진 가족 구성원들 모두를 힘들게 한다.

시련을 겪는 가족들에게 법원은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고 가족의 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첫째 성년후견 제도는 치매 등 질병, 장애, 노령 등의 사유로 인해 정신적 제약을 가진 사람들이 존엄한 인격체로서 자신과 가족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법원이 가족,친척,친구,전문가를 본인의 후견인으로 선임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서는 본인의 정신적 제약 정도 등을 살펴보기 위해 정신 감정이 필요한데,춘천지방법원은 올해 지역 내에 있는 국립정신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신속하게 정신 감정 절차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선임된 후견인은 정신적 제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본인을 위해 재산 관리나 법률행위 대리 등을 함으로써 가족에게만 의지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또 다른 삶의 지팡이 역할을 해준다.

둘째 춘천지방법원은 11월 7일과 8일 양일간 원주 오크밸리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이혼 가정을 위한 부모자녀캠프인 ‘미사고 가족캠프(미안해,사랑해,고마워)’를 연다. 이혼과정은 부부뿐 아니라 자녀에게도 큰 환경의 변화가 생기는 일이다. 이번 캠프는 이혼 과정을 겪는 자녀에게 부모의 사랑을 느끼게 하여 이혼의 상처를 치유하고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하였다.

부모와 자녀의 친밀감 향상을 위한 사랑의 대화와 다양한 가족체험활동(가족 희망 만들기,레일바이크 체험)으로 구성된 캠프에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이혼 중이거나 이혼을 완료한 부모와 자녀가 참가할 수 있다. 신청 기간은 10월 23일(금)까지이고 춘천지방법원 가사조사관에게 전화(033-259-9202)하여 신청 할 수 있다. 미사고 가족캠프는 이혼의 상처를 치유하고 부모와 자녀의 사랑을 더욱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법원은 시련을 겪는 가족에게 어려움 속에서도 더욱 강해지는 가족의 사랑을 확인시켜주고,가족의 끈을 이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족이야 말로 건강한 우리 사회를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보금자리이기 때문이다. 시련을 만나더라도 법원과 함께 가족이라는 사랑의 끈을 더욱 단단히 이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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