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과 어류 곤들매기를 가지고 심리학자들이 실험을 했다. 곤들매기를 수족관에서 작은 물고기와 잘 어울려 놀게하다 어느날 수족관 안에 유리벽을 만들어 곤들매기를 분리해 놓는다. 그러면 자신이 분리된 지 모르고 작은 물고기와 어울려 놀기를 시도하던 곤들매기는 유리벽 때문에 같이 놀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면 함께 노는 것을 쉽게 포기한다. 며칠후 유리벽을 치우고 곤들매기에게 어울려 놀 수 있는 환경을 다시 마련해주어도 곤들매기는 함께 놀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할 수 없다’고 터득된 생각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으로 심리학자들은 이를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말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놓고 새누리당 새정연 정치인들이 단체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보니 ‘학습된 무기력’ 이 단어가 떠오른다. 개인의 의견을 말해봤자 실천안되는 선례들이 소신껏 정치를 실현하려는 마음조차 막아 정치인들에게 무기력이 습관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취하는 행동은 상황의 힘과 논리에 묶일 수 밖에 없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가능한데 그게 좋은 일이라면 모를까 편가르기에 머리수 채우는 것에 불과한 것이라면 그다지 보기 좋은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교과서의 좌편향 오류를 지적하며 국정화로 가자는 보수쪽과 국정화 자체는 또 다른 편향을 야기할 수 있어 안된다는 진보층의 첨예한 의견대립에 각 당 정치인과 교수 시민단체들이 편을 갈러 동조하고 있는데 어느 한 편도 썩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최근 한국 갤럽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찬성과 반대를 조사했더니 42%로 같았다는 수치가 국민의 내켜하지 않는 마음을 대변한다.

역사는 사실로서의 역사와 기록으로서의 역사 두 개가 있다. 전자가 객관적 사실이라면 후자는 해석이 곁들인 주관적 역사를 말한다. 역사가 전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지금 국정화 싸움을 촉발한다 . 이 역사논쟁은 자신의 주장외에는 안된다는 완곡함이 강한데 양극단 양보않는 방휼지세(蚌鷸之勢)는 바람직하지 않다.이 논쟁의 본질은 정의로운 교과서로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는데 있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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