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종윤

강원대병원 어린이병원장

좋은 보건의료정책은 지역주민에게 보건의료의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면서 추가적으로 부가가치 높은 의료산업으로 전환 돼 고용 및 수익창출이 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가능한 정책이어야 할 것이다. 그럼 강원도에서 시행하는 강원도민을 위한 특화된 지역에 도움이 되는 보건의료정책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공유헬스 서비스(원격의료사업)다.

강원도는 대표적인 의료취약지다. 넓은 지역에 적은 의사수,특히 산이 많은 지역의 특성은 더욱 더 병·의원의 개설을 힘들게 한다. 지난해 의료취약지 모니터링 연구에서 1차 의료기관의 접근성 취약 인구가 30% 이상이거나 기준시간 내 의료이용률이 30% 미만인 지역이 전국 315곳에서 40개로 12.6%를 차지한다. 이는 경북,전남,경남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의료취약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강원도에서는 원격의료 제도를 도입해 산골 오지의 강원도민에게 의료 혜택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원격의료의 찬·반을 떠나서 강원도의 현실을 고려한 강원도만의 특색 있는 보건의료정책이라고 생각되고 주변의 의견을 반영해 잘 정착하기를 기원한다.

또 다른 보건의료정책은 무엇이 있을까? 강원도에서 시행하는 대부분의 보건의료정책은 예산 문제와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중앙정부의 정책에 따라가는 형국이어서 강원도만의 특화된 사업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 현재 강원도민이 원하는 보건의료정책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열악한 보건 지표 개선일 것이다. 강원도는 모성사망율과 자살율이 타 시·도 보다 높은 지역이다. 이를 해결하는 보건정책은 강원도민이 반기며 도민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원도에서 준비중인 ‘안전한 출산 인프라 구축사업’과 ‘산림보건’은 강원도민에 도움이 되는 보건의료정책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먼저 ‘안전한 출산 인프라 구축 사업’은 분만취약지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고위험 임산부를 발굴하고 집중 관리하고 고위험 분만 및 응급상황에 대처해 강원도의 높은 모성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사업이다. 전국에서 강원도에서 가장 먼저 시행하는 사업으로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강원도 전체,더 나아가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 또한 이 시스템을 국외로 수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산림 보건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산림 치유 프로그램에 한 단계 더 나아가 필요한 다양한 암 환자,우울증 환자,자살 고위험자,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한 사람 및 임산부를 대상으로 치유 및 치료의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강원도에는 타 시·도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산과 좋은 숲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자연휴양림에서 다양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이 운영이 되고 있으며 특히 오대산 선재길은 주말 마다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의학적 배경이 없이 민간에서 운영을 하고 있어 관광객 이상의 사람들을 끌어 모으지는 못하고 있다. 산림 보건의 대상을 단순한 관광객을 넘어서 치유 및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기 위해서는 산림이 치유 및 치료가 있다는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의사를 포함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산림보건의 효용성,치료 방법,치료 대상을 합리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산림 보건의 첫 발걸음을 명산과 명품 숲이 지척에 있으며 자살이 많고 스트레스가 많은 강원도에서 주도적으로 시작하는 것은 적절해 보인다. 강원도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고 의료 관광과 연계한다면 부진한 강원도 의료관광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강원도민이 행복해지고 강원도가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보건의료 정책들이 더욱 더 많이 제안되고 시행 돼 건강한 강원도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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