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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線)

김창환 2015년 11월 10일 화요일
   
▲ 김창환

춘천온누리교회 담임 목사

춘천성시화운동본부 이사장

두어달 전의 일이다. 강사부탁을 받고 일요일 오후에 원주 ○○교회로 급히 가다 우산동 삼거리에서 비보호라고 쓰인 것을 보고 좌회전 했다. 경찰에게 잡혔다. 어깨에 무궁화 한 개를 무겁게 달고 있는 표정을 가진 분이였다. “신호위반입니다” “무슨 신호 위반입니까? 비보호라고 쓰여 있어서 좌회전 했을 뿐인데요?” “비보호가 무슨 뜻인줄 알고 계십니까” 딱딱하게 물었다. “전방과 좌우를 살펴서 차가 오지 않으면 임의로 좌회전 할 수 있는 곳을 비보호라고 합니다” 나름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는 미소를 띠우며 “잘못알고 계십니다. 비보호란 파란등이 들어 왔을때만 회전할 수 있는 곳입니다” “언제부터 그런 법이 생겼습니까” 물으며 시간이 촉박하여 면허증을 내어 주었다. 벌금 6만원이 적힌 딱지를 떼었다.

내가 사는 집 앞에 4차선 도로가 있다. 도로 가운데는 주황색 선 두 개가 그어져 있다.침범해서도 안되고 넘어서는 더욱 안되는 선이다. 어릴 적 놀이 할 때 금 밟으면 죽듯이 도로 중앙선을 넘다가 죽을 수도 있는 중요한 선이다. 좌회전으로 그 선을 넘어 몇백m만 가면 집에 갈 수 있다. 선을 넘지 않으면 3∼4km를 돌아가야 한다. 중앙선을 끊어주어 좌회전 할 수 있도록 관계 당국에 몇 번을 서류내고,직접 호소해도 법으로는 안된다는 말만 할뿐 요지 부동이다. 그럼에도 법을 지키기 위해 교우들에게 불편을 감수하고 선을 넘지 말고 돌아서 다니라고 자주 말한다.

선을 넘으면 방황하고 사고가 나서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 사람마다 넘지 말고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윤리와 도덕의 선을 지켜야 한다. 법은 인간을 보호하고 권리와 의무,책임을 부여하고 행복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선이다. 나는 목사다. 목사의 선을 잘지켜 본이 되기를 노력한다. 부모의 선,자녀의 선,스승의 선,제자의 선,각자에게 주어진 직책의 선을 지켜야 한다.

술 마시는 분들은 각자가 주량이 있다. 주량의 선을 넘으면 주책을 부리고 주사(酒邪)를 한다. 나는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나누어진 도화지에 미리 그려진 선대로 색칠하지 않고 선을 넘어 이색 저색 마음대로 칠했다고 뺨을 맞은적 있다. 그후부터 미술시간이 싫어졌다. 예술,문학,언론,과학이론은 선이 없다. 자칫 선은 창의성을 침해한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창의성이 타락을 야기할 때 절제의 자유가 필요하다.

가을에 결혼식이 많다. ‘결혼’하는 것도 대상의 선이 있고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사랑에도 선이 있다. 선을 지키는 것은 인격이고 예절이며 도리이다. 자유가 있다고 마음대로 선을 넘으면 방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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