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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를 위한 금강산 관광 재개

장노순 2015년 12월 25일 금요일
   
▲ 장노순

한라대 교수

저소득 계층의 유권자들이 복지를 강조하는 정당을 외면하는 이유는 오랫동안 연구의 대상이다. 미국 중서부는 전반적으로 낙후되고 개인의 경제 수준도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하다. 그럼에도 이들 지역에서 복지를 강조하는 후보자가 유리한 선거 판세를 만들지 못한다. 주민은 선거에서 자신의 복지를 가장 우선시 할 것이라는 상식적인 믿음이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미국의 중서부 주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경제적 윤택함을 도외시하는 전혀 다른 의식을 갖고 있지도 않다.

경제적 불만과 고통이 정부의 정책이나 사회 구조에서 비롯되었다고 주민이 믿는 것은 어떤 국가의 정부도 피하고 싶은 최악의 상황이다. 책임의 대상이 분명해지면 유권자가 선거로 처벌할 게 뻔하다. 비난과 분노를 모면하는 방법은 다른 대상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관련 없는 문제로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다. 높은 실업률이나 불안한 치안은 유권자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개인의 복지이다. 하지만 의회나 주 정부를 장악한 정당은 총기 소지,낙태 허용 혹은 테러 위협으로 주민의 관심사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 이슈들은 자신의 생활에 직접적인 관계도 없고 위협이 아님에도 투표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특정한 프레임 설정으로 주민의 여론과 생각은 자신의 부당한 희생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

개인의 사적 이익을 압도하는 또 하나의 이슈가 국가 안보이다. 여기에는 제아무리 개인의 복지가 중요하더라도 국가가 존립해야 가능하다는 단순한 논리가 깔려있다. 국가 안보는 그래서 누구도 감히 무시하기 어려운 호소력을 갖는다. 국가 없는 개인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주장은 시대를 불문하고 민주 국가이든 아니든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효과를 보장한다. 국민은 생활이 힘들고 불만이 쌓여도 외부의 위협에 우선 단결하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국가 안보를 주장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북한의 위협이 해소되었다고 말하면 정신이 정상인지를 의심 받기에 충분하다. 천안함 사건,연평도 포격,목함지뢰 매설은 북한의 호전성을 환기시키고,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에 대한 위협은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북한의 버릇이다. 북한의 격한 공식발언은 우리 국민이 개인의 안위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토록 만드는 요술봉이다.

강원도는 북한과 접해 있고,동해안의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지역의 명파해수욕장은 남쪽과 하얀 모래사장으로 이어져 손에 닿을 듯 가깝다. 금강산 가는 길은 개성공단이 조성되기 이전까지 남북한이 한 국가임을 믿게 하는 지리적 접근성이 확인되는 장소였다. 금강산 관광은 북한 실향민이 아니더라도 한민족의 심리적 동질감을 부여하고,통일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여정이었다. 그런 금강산 관광이 7년 전 우리 관광객이 피격 사망하면서 중단되었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관광객의 신변 안전보장을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면서 남북한 관계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없다.

강원도는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가장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은 지역이다. 북한 출입을 처리하던 접경지역은 기다림이 길어져 남았던 기대감도 사라진 상태이다. 하지만 강원도 주민들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요구할 처지도 못 된다. 우리 국민의 안전은 지역 경제나 남북통일에 나름 기여한다는 주민들의 자부심을 언급할 여지를 없앴다. 북한의 도발 사건들이 강조되고 위협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에서 강원도 주민들 스스로가 금강산 관광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강원도 주민만이라도 금강산 관광 재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방의 요구와 바람을 해결하려는 중앙 정부의 적극성은 지방 주민들이 행동하기 나름이다. 중앙 정부가 대북 정책의 원칙을 내세워 지역의 어려움을 개선하려는 여타의 방도를 내놓지 않고 마냥 끌고 가려는 경향을 바로잡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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