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동열

영동본부 취재국장

최근 올림픽 특구 개발사업이 이뤄지는 2개 현장을 다녀왔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2년 앞으로 성큼 다가서고,지난 연말부터 강릉지역에서 대단위 고급 숙박시설 신축을 위한 특구개발사업 착공이 잇따르면서 취재기자로서 사업 현장을 접할 기회가 생겼다.

최근 착공한 빌더스개발의 ‘스카이베이 경포’ 호텔은 지하 3층,지상 20층,534실 규모를 자랑하고,SM그룹 산하 동양생명과학이 강릉시 옥계면 금진리 일원에 추진하는 ‘금진온천관광리조트(SM호텔)’는 지하 1층,지상 15층,350객실 규모다. 모두 동계올림픽 개최 직전인 내년말 완공 목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강릉지역에는 서해종합건설이 추진하는 ‘강문해변 복합리조트’ 조성사업이 지난해 말 실시계획승인을 받았고,해돋이 명소 정동진에는 샹차오홀딩스가 대규모 중국자본을 투자하는 ‘차이나 드림시티’ 사업이 올해 착공을 목표로 환경영향평가 등을 진행중이다.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숙박시설 확충 고민이 깊은 강릉시로서는 이들 민간 자본 투자가 고맙지 않을 수 없다. 여러 특구개발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강릉시는 지구촌 최대 축제를 개최하는 베뉴도시로서 숙박 수용대책에 한시름을 덜게 된다. 이들 특구 사업지에 대해 각종 인·허가를 일괄 의제처리하는 등의 제도적·행정적 지원이 더해지고 있는 것도 민간자본 투자사업이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에 큰 힘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더 나아가 올림픽 특구개발을 통해 호텔과 콘도 등의 대단위 숙박시설을 확충하게 될 경우 강릉 관광의 해묵은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체류형 관광에 지속가능한 견인 동력을 새롭게 확보하게 된다는 차원에서도 매우 고무적이다.

그런데 특구개발이 첫삽을 뜨는 이 시점에 사업자들이 정말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역할과 책무가 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특구개발사업이 하나같이 강릉 관광의 미래가 걸린 요충지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입지적 중요성과 그 역할의 중대성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관광 입지의 중요성으로 따질 때 이번 특구개발사업지 가운데 대부분은 올림픽이라는 기회가 없었다면,고층 건물 신축이나 대단위 단지 개발은 환경·경관 등의 논란으로 인해 엄청난 진통을 겪어야 했을 수도 있다. 지난 수십년 간 도립공원의 각종 규제나 해안지역 생태·환경 보존을 위한 각종 제한과 불편을 감내하면서 지켜온 개발공간이라는 점에서 오늘 올림픽 특구,민자사업은 강릉시민 공동체의 희생적 경관 혜택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관광·문화 브랜드로서 ‘강릉’이나 ‘경포’,‘정동진’ 등의 가치는 어느날 아침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강릉 구성원들의 남다른 애향 의식에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삶의 터전을 가꾸려는 누천년 디자인 노력이 합해져 천년 단오의 고장이 만들어지고,달이 5개나 뜨는 경포가 탄생하고,경복궁 정 동쪽의 해뜨는 마을,정동진의 오늘이 있게 된 것이다. 특구개발을 가능케 한 동인이 된 ‘동계올림픽’ 또한 강원도민들이 십수년 동안의 도전 끝에 따낸 부단한 노력의 결실이다.

올림픽 특구 내 숙박·리조트시설이 그런 강릉의 노력에 상업적으로 대충 업혀가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되고,‘걸작’의 작품성을 더해 관광강릉의 명성을 더욱 빛내는 부싯돌 같은 상생의 존재가 되기를 고대한다. 덧붙여 특구개발에 부여된 시간이 별로 없다는 점도 재삼 되새기기 바란다. 올림픽 때 까지 2년 안에 시설을 완공하지 못하는 ‘공사중’ 상황이 빚어진다면,관광 입지의 중요성으로 인해 그것은 지구촌 축제의 마당에 가장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가 바뀌는 동절기에 기공식을 서두른 것도 절대공기의 촉박성 때문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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