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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제대로 가고 있는가?

허문영 2016년 01월 22일 금요일
   
▲ 허문영

강원대 교수·시인

작년에 신뢰 있는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한국인이 가장 살고 싶은 국내도시’에 대한 2014년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결과 춘천은 서울,부산,제주에 이어 4위에 올랐다. 기초자치단체로는 1위인 셈이다. 10년 전 동일한 설문조사에서는 춘천이 11위였다. 춘천의 선호도가 10여 년 전에 비해서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경춘선 전철,서울-춘천고속도로의 개통이 큰 기여를 했다고 짐작된다. 또한 수려한 자연경관,마임,인형극,연극,고음악축제 등 문화예술도시의 면모가 전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고 보인다.

춘천은 지금 유사 이래 가장 많은 도시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춘천시 신청사건립사업,레고랜드조성사업,삼악산 삼각벨트조성사업,헬로키티사업,소양강 스카이워크사업,(구)캠프페이지 시민복합공원사업 등 대형사업들이다. 춘천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기대도 많이 되지만 내심 걱정도 금할 수 없다. G5사업 등 과거의 실패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춘천시에서는 작년에 ‘춘천 비전 2025 시정종합발전계획’을 수립했다고 한다. 그런데 불과 3개월간의 용역결과물이다. 이렇듯 도시의 마스터플랜이 너무 빠르게 결정되고 자치단체장의 의중에 따라 사업들이 서둘러 추진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앞으로 추진할 (구)캠프페이지의 공원화사업이야말로 백년대계를 내다봐야할 사업이다.

부탁하고 싶은 것은 춘천의 미래를 위해 왜 이런 사업을 해야 하는 지 시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을 보다 더 해달라는 것이다. 형식에 불과한 여론수렴으로는 부족하다. ‘관 주도’의 일방통행 식 프로젝트는 실패하기 쉽다. 그런 사례들을 많이 보아왔다.

‘춘천’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문화예술도시’였다. 그러나 요즈음 어떤 조사에 의하면 ‘관광도시’ 라는 의견이 ‘문화도시’보다 많았다. 현대도시의 특징이 융·복합도시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므로 춘천을 ‘관광문화도시’로 특성화하는 지향점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사실상 위에 열거한 춘천시의 역점사업들도 모두 다 관광문화의 인프라조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꼭 지적하고 싶은 것은 관광을 중점으로 하는 사업이라 해도 반드시 문화예술콘텐츠를 반영해야한다는 것이다. 볼거리,즐길거리,놀거리에만 집중시키면 도시의 품격이 떨어진다. 찾아오던 사람들도 금방 질리게 된다. 만약에 도시모델을 라스베가스 유형과 뉴욕 유형으로 나눈다면 문화예술 콘텐츠가 넘쳐나고 관광 인프라가 함께하는 뉴욕형으로 가야한다는 뜻이다.

문학 분야에서 시를 쓸 때도 중요한 삼요소가 있다. 살과 피와 뼈다. 살은 이미지(image)요. 피는 리듬(rhythm)이요. 뼈는 의미(meaning)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도 마찬가지 비유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에 관광(sightseeing)을 살이라고 한다면 피는 문화(culture)가 되고,뼈는 역사(history)가 되지 않을 까 싶다. 이 세 가지가 잘 어우러질 때 도시로서의 ‘혼(soul)’인 정체성(identity)이 나타난다.

내가 사는 도시가 차가운 구조물의 집합이 아니라 사람과 같은 인격체의 만남으로 보고 싶다. 도시의 부드러운 살 속에 따듯한 피가 흐르고 튼튼한 뼈가 세워진 도시,그리고 그 품안에 마음 놓고 안길 수 있는 혼(품성)을 지닌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그러므로 춘천시의 모든 프로젝트에서 ‘문화예술’을 중시하고 반영하는 계획수립을 기대한다. 마침 ‘명품관광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건 민선 6기 최동용 시정(市政)의 춘천,어디로 가고 있는가? 제대로 가고 있는가? 다시 한번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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