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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의사로 산다는 것은?

황종윤 2016년 01월 25일 월요일
   
▲ 황종윤

강원대 어린이병원장

1989년부터 2013년까지 원주에서 부부의원을 운영한 곽병은 원장은 여러 가지 면에서 강원도 의사들이 본받을 이 시대의 참 의사다. ‘원주의 슈바이처’라고 불리는 곽병은 원장은 1991년 사재를 털어 원주시 흥업면에 오갈 데 없는 가난한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갈거리 사랑촌’을 설립했고 이후에는 무료 급식소인 ‘십시일반’과 노숙인 쉼터 등을 차례로 개설해 운영하며 지난 25년여 동안 강원도의 장애인,행려자,독거노인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다했다. 곽 원장이 설립한 시설들은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였던 1998년 IMF 외환위기에 많은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됐고 지금까지 140만명이 이용했다고 한다. 곽 원장은 이런 공로로 대한민국 인권상(2006년),보령의료봉사상(2006년),아산상 대상(2013년)을 수상했다. 강원도에 근무하는 후배 의사인 필자는 곽 원장의 헌신에 그저 존경의 마음 가득할 뿐이다.

2009년부터 홍천의 다문화가정 후원회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는 홍천의 윤성일 정형외과 원장도 비슷한 경우다. 군인인 아버지 근무지였던 홍천에 개업한 윤 원장은 최근 농촌 지역 사회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다문화 가정의 사회 부적응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사업을 하고 있다. 윤 원장은 다문화 가정의 합동결혼식,다문화 아이 장학 사업 등 다문화 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을 소문 없이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 2013년 보령의료봉사상을 받았다.

필자가 태어나고 자랐던 곳은 인구 3만의 작은 전라도 시골로 읍내에 병원이 유일하게 한 군데가 있었다. 지금까지 남아 있던 그곳의 기억은 항상 웃으면서 환자를 치료해주던 인자하신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이었다. 그곳의 좋았던 기억들이 나를 의사의 길로 이끌었고 강원도 의사의 길을 걷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가장 먼저는 의사가 되길 원했던 초심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들이 의업(醫業)을 시작하면서 맹세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문에는 가장 먼저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친다’는 문구가 나온다. 100m 마다 병원이 있어서 경쟁이 치열한 대도시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잊고만 있는 이 문구를 강원도의 의료 취약지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매일매일 실천하면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지역의 아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보면 ‘저도 선생님처럼 의사가 될 거예요’라는 친구가 의외로 많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사도 아닌 시골의사지만 지역의 어린아이들의 롤모델이 된다는 것은 매우 유쾌한 일이다. 하지만 강원도 의사로 살면서 몇 가지는 희생을 해야 한다. 가장 먼저 대도시의 편안함과 풍족함은 잊어야 한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도시에서 의과대학과 수련병원 과정을 거치면서 결혼하고 아이 교육을 시키는 현실에서 도시생활의 유혹을 이겨내면서 강원도 시골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소명의식과 사명감이다.

두 번째 찾아오는 환자를 위해서 휴가나 개인적인 일은 희생하면서 근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희생을 소명의식과 사명감으로 극복한 경우 존경받고 인정받는 참 의사가 될 것이다. 도는 대표적인 의료 취약지다. 도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5개 지방 의료원을 운영하면서 시설 및 장비비를 투입하고 있다. 정말 잘하고 있는 정책이다. 여기에 덧붙여 단순한 직장인으로서의 의사가 아닌 강원도민을 섬기는 진정한 강원도 참 의사들이 의료원에 근무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하루하루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감사하며 강원도 의사로 살아간 지 벌써 13년째다. 2016년도에는 더욱 더 많은 동료 의사들이 강원도민을 섬기는 길에 동행해 강원도민 모두가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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