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도내 대학교수들의 성 일탈이 도를 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성희롱 성추행등 성에 얽힌 문제는 나이불문 늘 남성들에게 반복되는 일이다. 도덕적으로 모범을 보여야하는 전문가 집단도 성 일탈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것을 보면 남성 누구에게든 성은 조금 방심하면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최근 영국의 런던칼리지 연구팀은 남자 뇌 속에는 6초 마다 섹스생각을 하는 그런 세포가 실제 존재한다고도 발표했다.

성 문제로 연루되면 수모와 굴욕의 삶을 살아야하는 데도 유사범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것을 보면 남성에게는 남성만의 특별 메카니즘이 있음이 분명하다. 책 ‘클루지’의 저자 마커스 교수는 ‘인간의 뇌’를 ‘고물 컴퓨터’ 즉 클루지로 비유해 그 메카니즘을 설명한다. 컴퓨터가 제 기능을 할 때는 냉철해서 오류가 없는데 고물이 되어지니 제 역할을 못하는 것처럼 인간의 두뇌는 컴퓨터 같은 치밀함이 있지만 클루지형 두뇌가 되면서 찰나의 욕구나 쾌락이 눈 앞에서 유혹하면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없는 무능한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고물 두뇌 쿨루지가 최적의 것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즉흥적인 생존에 유리한 것을 선택하게 하면서 충동적 일탈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책은 결론내린다.

진화심리학의 사바나원칙도 남성의 성적 일탈이 왜 그런지 설명하는 이론이다. 1만여년전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수렵을 하며 살 때부터 인류의 진화가 멈춰 우리의 두뇌가 사바나 시대 생활이 익숙해 본능적으로 그때 처럼 살려고 한다는 것이 사바나원칙이다. 사바나원칙에서의 인간 삶은 어떻게든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 생존하는 것과 자기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는 것이 주로 해야할 일이기 때문에 남성 행동이 이에 맞쳐져 성적 일탈이 잦은 것이라고 전문가는 주장한다.

최근 서울대 수리과학부 강석진 교수가 제자들에 상습 성추행을 한 혐의로 대법원의 실형을 받았다. 젊은과학자상 최고과학기술인상등 다수의 수상경력은 물론 학계에서는 천재수학자로 유명했던 그가 학교도 파면당하고 완전히 몰락했다. 큰 교훈이다. 멈춰야 할 곳을 알면 인생이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라는 도덕경의 지지불태(知止不殆)를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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