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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박] 오래된 나무

안영옥 2016년 03월 15일 화요일
   
▲ 혜월 스님

철원 도피안사

도피안사 종각옆 절 마당에 세 그루의 느티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하늘을 떠 받치고 서 있다. 수령 600년,수고 22m,둘레 3m의 오래된 나무 가지에는 까치집 하나와 세 개의 겨우살이가 둥지처럼 매달려 있다.

대적광전과 3층 석탑을 굽어보며 서있는 이 거목은 피안을 지키는 신장님이며,도피안사와 영욕을 같이한 증인이다.

느티나무는 느릅나뭇과에 속한 장낙엽 활엽 교목으로서,어릴 때 성장이 빠르고 왕성한 지름 성장을 보인다. 수형이 단정하고 수관 폭이 넓으며,나무껍질은 평활하나 비늘처럼 떨어지고 굵은 가지가 끝으로 갈수록 가는 가지로 갈라지는 특징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부락 어귀에 고목으로 자라나서 한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마을 사람들은 물론 지나가는 나그네도 쉬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고마운 정자나무가 대부분 느티나무이다. 산기슭이나 골짜기에 두루 분포하고 마을 부근의 흙이 깊고 진 땅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 때문에 장수목이 될 요건을 갖추고 있는 느티나무는 죽어서는 건축이나 가구가 되어 우리 곁으로 돌아오며,대개 땔감용도로 밖에 쓰이지 않는 다른 나무와는 달리 느티나무 뿌리의 변신은 다탁을 비롯하여 다양하다.

도피안사는 6·25때 폭격을 맞는 등 개산 이래 몇 차례 소실되는 비운의 역사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숱한 폐불의 시련 속에서도 신라 말에 주조된 이래 도피안사 철조 비로자나부처님의 존상은 훼손되지 않았고,느티나무도 피안에다 한번 뿌리를 내린 후 화마가 가람을 휩쓸고 지나간 뒤에도 살아남아 현재에 이르렀다.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가람을 수호하는 특별한 임무를 띤 신중님이라는 반증이다.

세그루의 나무는 탐진치를 상징하는 것 같다. 한 나무에서 세 개의 큰 가지가 생겨 두 나무 도합 6개의 큰 기둥이 솟았는데 이를 육바라밀로 해석해 보았다. 나무는 육바라밀 수행을 통해 탐진치(욕심·노여움·어리석음)를 소멸시켜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느티나무는 끝으로 갈수록 작은 가지가 무성하게 생겨난다. 이것은 육바라밀을 수행하지 않으면 무수한 번뇌의 가지그물에 걸리게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육바라밀 수행은 번뇌를 쉬게하며 번뇌가 쉬면 그곳이 바로 피안이다.

혜월 스님 철원 도피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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