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수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이비인후과 교수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세계 최정상 프로 기사인 이세돌 9단을 4대 1로 패배시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공지능의 발전을 체감하게 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자 정부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주도하에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하고 ‘인공지능 전담팀’까지 새로이 설립했다.

본인이 몸담고 있는 의학 분야에도 인공 지능을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의학 분야에서 가장 앞선 인공지능으로 평가 받는 IBM의 ‘왓슨’은 2014년 미국임상종양학회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암 진단 정확도가 82.6%로 매우 높았다.

특히 의학 분야에서 인공 지능의 발달은 머지 않은 미래에 영상의학과 의사를 대신해서 영상 검사 판독을 정확히 해 오진율을 최소화 할 수 있으며, 병리과 의사를 대신해 조직 검사의 판독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고 있다.

인공지능의 빠른 발전은 18세기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해 산업 혁명을 일으킨 지 300년 만에 인공지능으로 인해 고급 지식 노동자가 대체되는 대변화를 진행시키고 있으며, 지난 1월 막을 내린 다포스포럼에서 이를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명명했다.

인공지능의 발달이 인간 세상에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2월 19일부터 22일까지 우리나라 국민 10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진격하는 로봇:인간의 일자리를 얼마나 위협할까’를 보면, 인공지능과 자동화 그리고 로봇 기술이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직업을 위협한다라는 응답이 52.2%나 차지했다.

50%가 넘는 사람들이 인공 지능의 발전이 자신의 직업을 뺏어갈 수 있다고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 방식으로는 바둑과 같은 특정 분야에서 인간을 이길 수는 있지만, 기계가 스스로 생각할 수는 없다.

의학 분야도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그리고 병리과 등 일부 환자를 직접 보지 않아도 되는 특정 과에서는 인공지능의 발달이 사람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물론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정리된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하면 많은 의사들이 더 빠르고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내과 의사가 직접 복부를 진찰하고 폐를 청진하고 이비인후과 의사가 직접 내시경으로 귀, 코, 목을 봐야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올바른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기계나 시스템으로 인해 시킨 일을 더 잘하게 만들 뿐이고, 이를 지시하는 주체는 인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이 주체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우리는 빠르게 다가오는 제4차 산업혁명을 피할 수 없다면 그 혁명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지금까지 강원도는 지리적, 인구학적 제한으로 인해 대규모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데 제한이 있었고, 이는 강원도 발전을 더디게 하는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제4차 산업혁명 참여에는 그러한 제한은 중요치 않으며, 바로 인공지능을 발전시키는 데 사용되는 인간에 대한 투자가 가장 중요한 우선 순위가 될 것이다.

춘천은 이미 국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메카로 떠오르고 있으며, 네이버나 삼성 SDS와 같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투자처가 되고 있다.

향후 강원도는 지능정보기술의 R&D와 사업화, 지능정보산업을 위한 데이터 결집, 협업 등의 인프라 구축에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는 것이다.

강원도가 새로운 산업혁명에서 뒤처지지 않고 시대를 이끌 수 있도록 강원도내 대학을 비롯한 교육 기관과 중앙 및 지방 정부 그리고 기업들이 합심해 노력하기를 기대해 본다.



▶약력=△서울출생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수련 △공군 제15혼성비행단 진료실장 △강원대 기금 조교수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