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재 내가 하는 일은 내게 최적인 일일까? 가끔 의심이 들 때가 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 내 일이 된 것인지 하다보니 잘 할 수 있는 일이 된 것인지 선후가 명확하지 않지만 전자라면 더 큰 행복을 느낄 수도 있어 아마도 최대의 역량 발휘가 가능할 것이라 짐작해본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공동으로 품게되는 마음이 있으니,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서 정말 잘하는 사람이고 싶다는 바로 그 욕심이다.

민주시민으로 직장인으로 가정의 일원으로 맡은 바 역할에서 최고이고 싶은 바람은 3월에 가장 강렬해진다. 3월은 끝과 시작이 공유하는 달이기 때문이다. 반성과 그 반성에 따른 계획이 가까이 구체적으로 함께 출발하는 달이니 회한이 담겨진 각오가 더 없이 단단해 지는 달이다. 3월 마음이 그대로 유지되고 실천된다면 후회할 연말은 만들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인디언 체로키족이 3월을 마음을 움직이는 달로 묘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3월을 ‘봄비를 기다리며 첫 러브레터를 쓰는 달’로 명명한 이해인 수녀는 ‘3월 잎샘바람은 절망의 벼랑 끝에서도 넘어지지 말고 다시 일어서 죽지말고 부활하는 법을 배우라한다’고 말한다.

근데 좀더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으로 신나게 다짐도 해볼수 있고 그 다짐으로 새롭게 피는 봄꽃마냥 설레일 수도 있는 3월의 마지막 날인데 대한민국은 별로 밝지가 않다. 핫이슈인 정치가 치사하고 우충충한 까닭이다. 유승민의원보고 대통령 사진을 내놓으라고 새누리당이 요구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정치를 통해 좋은 삶을 구현할거라는 희망은 포기한다. 논어의 강하게 밀어붙이는 자는 끝이 좋지 않다는 강량자불득기사(强梁者不得其死)를 흘리지 말기를 권한다.

이유가 무엇이든 셀프공천을 택한 김종인의 욕심을 보면서 이타적인 정치에 대한 기대 또한 접는다. 경제수준이나 나라 브랜드로 봐서는 통큰 정치가 격에 맞는데 정치의 품격은 한결같이 그게 그거다. 그래서 마이클 샌던은 ‘사람들은 정치를 좋은 사람에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 아니라 필요악으로 여긴다’고 말했는가 보다. 그래도 정치수준은 후진국이지만 리더를 선별하는 국민들의 눈은 혜안(慧眼)이기를 기대해본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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