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희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틈나면 크라우드 펀딩 싸이트를 찾는다. 기발한 아이디어 제품들, 멋지고 실용적인 디자인 상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사물인터넷(IoT), 제조와 ICT기술의 융합, SNS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들이 이미 우리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음을 실감한다.

내친 김에 재미있게 보았던 한두 상품을 소개해볼까 한다. 예쁜 악세사리 디자인을 앱에서 선택해서 스마트폰 화면에 띄우고 그 위에 작은 상자모양의 기기를 올리고 원하는 색깔의 액체수지를 넣은 다음 조금 기다리면 화면에 비쳐졌던 악세사리가 입체로 구워져 나온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귀여운 딸아이 사진을 그 자리에서 3D 조각상으로 구워낼 수도 있다. 스마트폰 화면크기의 넓이에 14.8㎝ 높이, 780g의 이 작은 요술상자는 ‘올로(OLO)’라 불리는 스마트폰 3D프린터다.

시끄러운 곳에서 통화할 때 상대방이 잡음 때문에 내말을 알아듣지 못해 짜증나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리플버즈(RippleBuds)’라는 제품도 있다. 말을 할 때 입으로만 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귀로도 조금 새어나오게 되는데 이 귀로 새나오는 작은 소리를 잡아내서 마이크에 담는 것이다. 즉 이어폰임과 동시에 마이크 기능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위에 소개한 제품들은 미국 크라우드 펀딩 플렛폼인 킥스타터(kickstarter)에 소개된 제품으로 자금모집 중에 있는 제품들이다. ‘올로’는 8만 달러 목표에 80배인 160만 달러, 우리 돈 약 18억원 정도를 조달했다. ‘리플버즈’는 우리나라 창업기업이 개발한 제품이다. 5만 달러가 목표였으나 이미 16만 달러를 모집했고,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얼마를 더 펀딩할지 모른다.

킥스타터를 통해 성공한 기업은 원조 스마트워치 페블과 같은 혁신제품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식재료를 반경 16㎞ 이내에서 구매할 것을 고집하며 식당을 열고자 하는 샌드위치 식당 주인의 소박한 꿈도 올라와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공존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후원자에게는 VIP와의 저녁식사권 같은 보상을 약속한다. 그 외에 음악, 엔터테인먼트, 패션, 뮤지컬 등 15개 카테고리에 6000여 프로젝트가 투자나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크라우드 펀딩은 개인이나 창업기업이 제품의 아이디어, 개발완료 시점, 펀딩 목표금액 등을 크라우드펀딩 플렛폼에 공개 제안하면 해당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회원들이 후원 내지는 투자하는 구조다. 킥스타터의 경우 2009년 4월 서비스 개시이후 지난 3월말까지 총 1100만 투자자로부터 23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또 10만 프로젝트 이상이 성공리에 펀딩됐다.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수 있게 첫걸음을 떼게 한 것이 1년에 1만2000건, 한달에 1000건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도 올 1월부터 크라우드펀딩법이 발효돼 킥스타터와 같은 몇몇 펀딩 플렛폼이 서비스를 개시했다. 일반인 경우 건당 2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강원도에도 크라우드 펀딩 플렛폼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 플렛폼이 중요한 것은 혁신 아이디어와 십시일반 자금의 만남의 장을 마련해주고 이것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면 지역공동체에 온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 식재료만으로 요리하는 레스토랑에 후원하고 저녁초대 받아가서 강원기업인들, 청년 창업가들, 공무원, 도내 교수들과 서로서로 얘기하면 좋겠다. 평창올림픽을 겨냥한 아이디어 상품에 투자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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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철원출신 △서울 환일고·고려대·고려대학원·독일 함부르크대 경제학 박사△중소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IT벤처기업 CFO (전략기획 및 자금 총괄),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가톨릭대 현장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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