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순삼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 향후 4년간 우리나라의 입법을 책임질 선량(選良)들이 선출되었다. 당선자들은 앞으로의 계획을 구상하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있을 시점이다. 당선자들이 제시한 다양한 공약들의 중심에는 분명 국민 그리고 도민의 생활을 개선하겠다는 마음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선자들이 성공적인 의정활동을 통해 도민에게 더욱 신뢰받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경제와 관련한 몇 가지 기대하는 바를 전하고 싶다.

지금 우리 경제를 둘러싼 글로벌 경제 여건은 중국의 성장 둔화, 저유가 지속,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한 유럽·일본의 상황 등으로 위중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작년 국민총소득 대비 기업투자 및 가계소비 비중이 39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저성장기조, 높은 청년실업률, 저출산·고령화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정치권이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올바르고 신속하게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만약에 잘못된 결정이 내려지거나 결정 자체가 너무 늦어지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일본이 거침없는 돈 풀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회생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서도 알 수 있듯이 구조개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경제의 구조개혁 관련 주요 현안인 노동시장 유연화와 고용안정, 규제완화 등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통해 경제주체들이 고통은 골고루 분담하고 과실은 공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구조개혁이 성공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길 희망한다.

다음으로 강원도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의정활동을 수행해 주기를 기대한다. 경제성장률이나 국민소득은 1930년대에 개발된 지표로서 한 국가의 전체적인 성장을 잘 나타낸다는 점에서 그동안 유용하게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 지표를 개발한 쿠즈네츠 교수도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강조했듯이 국민의 행복이나 삶의 질을 측정하는 지표는 아님에 유의해야 한다. 지금 대선후보 경선이 한창인 미국에서 어떤 후보자도 국민소득을 내세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원지역의 경우에도 실질적인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 등으로 지역경제의 존립기반이 훼손될 수 있다. 올림픽 개최에 따른 교통 인프라 및 시설 확충, 레고랜드 유치 등의 호재와 수도권에 비해 낮은 주거비, 쾌적한 자연환경 등의 기회 요인을 최대한 활용하여 강원지역의 생활여건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도내 기업인들이 경제 현장에서 국회의원들을 더 자주 만나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요즘은 굳이 현장에 가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얻어진 정보로는 숲은 볼 수 있어도 나무의 상태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나무들이 병들어 있는 데도 겉으로는 멀쩡한 숲의 모습을 보면서 오판할 수 있듯이 현장을 찾지 않으면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를 입안할 수 있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면서 경제주체들도 활력을 얻고 의원들의 이미지까지 좋아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글로벌 경제 여건의 어려움과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한 우리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지금이 정치가 경제를 살릴 수도 있고 망칠 수도 있는 시점이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다. 4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햇살이 따사로워졌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선량들이 선출된 시점에서 앞으로 우리 강원 경제에도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질 날을 꿈꾸어 본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