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현

문화부 기자

20일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 제36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

도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2부행사 공연 무대에 서기로 한 예술인 A씨는 휠체어를 탄 채 로비에서 당황해야만 했다. 공연 준비를 위해 무대 뒷편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유일한 통로는 계단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스텝들이 달려와 건물 뒷편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았지만 허사였다. 한창 행사가 진행 중인 공연장 객석 홀을 통해 들어가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공연장 내 통로는 상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차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A씨는 공연장 안에 사람들이 다 나올 때까지 한 시간 가량 로비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A씨는 “장애인들은 어디를 가더라도 마음 편하게 이동할 수 없다”며 “심지어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조차 이런식”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장애인들은 ‘장애인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장에서 자신이 장애인임을,자신이 여전히 차별받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껴야 했다.

최문순 지사는 이날 기념식에서 “장애인분들이 자립하실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인프라를 만들고 좀 더 행복한 삶을 누리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참석한 장애인들은 “장애인들이 일상 생활에서 상처받지 않도록 작은 것부터 세심하게 배려하는 행정을 보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1부 행사 참석자들이 빠진 뒤 가까스로 무대에 올라 공연을 마친 A씨. 그를 지켜보는 동료 장애인들의 표정에는 안타까움이 깔려 있었다. tpgu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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