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성은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로 나뉘는 데 이 두 이론이 서로 상반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않다고 신영복은 책 ‘담론’에서 말한다. 즉 당시 춘추전국시대의 참상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맹자는 인간은 선하게 태어났으니 그 착한 심성을 확충하는 것을 강조했고 반면 순자는 인간은 악하게 태어났지만 이 악한 본성을 수정하면 선으로 거듭날 수 있으니 악을 바꾸는 교육으로 고통을 이겨내자고 주장했다. 결국 성선설 성악설은 실천방법은 틀리지만 목적은 같은 이론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주장인데 신영복이 다 맞는 것 같지는 않다. 교육이 천성을 바꾼다는 순자와는 달리 인간은 악한 본성을 떨쳐버리지 못하는것 같다는 자괴감이 자주 든다.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조용필은 ‘수많은 역경에도 내가 이렇게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팬클럽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연예인 스포츠스타 문인 등 유명인들이 유명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을 추앙하는 팬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니 팬클럽이 감사한 존재인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팬클럽 역할이 단순히 좋아해 주는 데 한정되어있지 않은 데 있다.

팬클럽의 출발은 그저 단순하고 소소해보이지만 단합이 되어 힘이 모아지면 압력집단이 되기도 하는데 사람들은 이 지나침을 경계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팬들은 호불호가 분명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우상을 지키는 방법으로 자기 우상을 비난하거나 라이벌이 되는 유명인에 대해서는 공격을 서슴치 않는다. 상대의 팬이든 내 팬이든 팬들은 늘 갑이기 때문에 인기가 기본 바탕인 유명인들은 실제자아를 포기하고 보여지는 자아에만 몰입할 수 밖에 없다.

최근 골프선수 장하나가 악플로 인한 불면증과 스트레스로 게임을 포기하고 치료차 귀국했다는 보도가 들린다. 장하나 아버지가 고의로 전인지를 부상하게 했다고 생각한 전인지 팬들이 다는 악플이라는 것이다. 악플은 수 많은 연예인을 자살하게할 정도로 당한 사람들에게는 일상조차 어려운 고통인 것을 우리는 익히 안다. 몰입이 생명인 장하나에게 악플이 그만이기를 바란다. 사르트르의 말 ‘타인들이야 말로 지옥이다’를 경험하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이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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